12캔이 1만원…풍미가 살아있네, 부담없이 즐기는 '필라이트'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는 국내 발포주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맥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가성비’ 주류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역사는 짧다. 2017년 4월 25일 출시됐다. 출시와 함께 큰 주목을 받아 초도 물량이 20일 만에 완판됐다. 4년도 안 돼 누적 11억 캔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인기의 비결은 가격 경쟁력이다. 국내 세법상 발포주는 기타 주류로 분류돼 있다. 맥주로 분류되려면 맥아 사용량이 10%를 넘어야 한다. 발포주는 맥아 사용량이 그 이하다. 기타 주류는 세율이 30%로 맥주(72%)의 절반에 못 미친다. 355mL짜리 12캔을 1만원에 팔 수 있는 이유다.

발포주는 일본에서 먼저 만들었다. 일본도 맥아 사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데 맥아 사용량이 67% 이상이면 맥주로 분류된다. 일본 주류업계는 맥아 함량을 25%로 줄인 유사 맥주로 원가 절감과 세금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필라이트라는 브랜드명은 ‘가성비의 놀라움을 느껴보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필라이트는 100% 아로마 호프를 사용해 고유의 풍미와 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패키지 디자인은 모던함과 트렌드를 함께 표현했다. 간결한 서체는 제품이 가진 깔끔한 맛을 강조했다. 그린 컬러를 바탕으로 날아가는 코끼리 캐릭터를 통해 가격의 가벼움을 표현했다.

필라이트는 제품 진화를 거듭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출시 후 2018년 필라이트 후레쉬, 2019년 필라이트 바이젠을 출시했다. 필라이트 후레쉬는 저온숙성공법을 사용하고 100% 국산 보리로 만든 제품이다. 필라이트 바이젠은 국내 최초로 밀을 원료로 한 발포주다.

지난해 9월에는 필라이트의 네 번째 신제품 필라이트 라들러를 출시, 발포주 마니아의 선택폭을 다양화했다.

필라이트 라들러는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는 신개념 과일 발포주다. 다른 필라이트 제품의 알코올 도수가 4.5도인 데 비해 라들러는 2도에 불과한 과일 발포주다. 독일인이 자전거를 탄 뒤 맥주와 레모네이드를 섞은 혼합주(라들러)를 가볍게 마시는 문화에 착안해 개발했다. 필라이트에 새콤한 레몬과 다채로운 과일 원료를 사용해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 캔(355mL, 500mL) 제품 2종을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에서 판매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 여파로 지난해 필라이트를 찾은 소비자는 더 많아졌다. 홈술 트렌드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지난해 3월, 9월, 12월은 전월 대비 각각 27%, 19%, 14% 판매량이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가정 시장 및 홈술족 증가 등 시장 변화에 주목하며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활동을 통해 다변화하는 주류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는 “가정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기획상품 출시와 필라이트 캐릭터 ‘필리’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