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중남미 트랙터 수출
김 명예회장은 농업의 기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농기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1976년 일반 농민을 대상으로 한 첫 동력 경운기를 내놨다. 이 경운기는 논, 밭갈이, 운반, 양수작업, 탈곡작업을 할 수 있는 다용도로 제작됐다.회사는 1978년 보행 이앙기와 소형 경운기(5마력 및 10마력)를 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농기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1985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트랙터(모델명 TS3820)가 중남미(아이티공화국)에 수출됐다. 김희용 회장은 첫 개발 트랙터의 중남미 수출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학부(인디애나주립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김 회장은 트랙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차별화된 외관에 많은 신경을 썼다. 당시 회사 트랙터 디자인은 일반적 트랙터와 달리 자동차에 가까운 색다른 디자인으로 중남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87년에는 미국의 대형 농기계 제조업체 존디어와 농기계 부품 관련 장기 수출계약을 맺었다. 당시 약 4만3000달러 규모 상당의 목화수확기용 기계 부품이었다. 1990년 사내에서 처음으로 곡물을 수확하는 차량인 ‘2조 콤바인’을 출시했다. 1995년 농기계 업계에서 처음으로 국제적 품질보증인 ‘ISO 9002’ 인증을 획득했다. 제품에 대한 품질과 성능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것이다.
2000년대 들어 TYM은 승승장구했다. 2000년 동종업계에서 최초로 5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정부에서 진행한 글로벌 강소기업 프로젝트 ‘월드클래스 300 기업’으로 선정됐다. 자체 개발한 고추·콩 수확기는 각각 2017년, 2018년 농림식품신기술(NET)로 인증을 받았다. 2019년 5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오차 범위 1~2㎝의 정밀 자율주행 이앙기를 문재인 대통령 참관하에 시연했다.
○매출 3% 이상 연구비에 써
회사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내부 연구원들의 끊임없는 연구개발(R&D)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1988년 설립된 중앙기술연구소는 잠들지 않는 ‘신기술·신제품 연구개발의 심장’으로 불렸다. 연간 매출의 3% 이상을 R&D 비용으로 쏟아부으면서 연구소가 기술 혁신에 앞장섰다. 그동안 연구소는 습지용 경량 트랙터 개발(농림수산식품부), 트랙터용 HST 트랜스 액슬 개발(지식경제부), 고기능 트랙터 개발(지식경제부) 등 수많은 국책연구사업을 수행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동종 업계에서 유일하게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 인증도 획득했다. 이 같은 연구 성과를 토대로 2012년 아시아 최초로 150마력 트랙터(모델명 TX1500)를 독자 개발했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130마력 트랙터를 선보였다. 제품의 스펙트럼은 19마력의 초소형 트랙터에서 4·5·6조 콤바인, 전작 기계, 수확기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2016년 연매출 2500억원 규모의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면서 외연을 크게 확대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종합기계는 1968년 설립된 농기계 정통기업으로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외에 디젤 엔진까지 자체 생산하고 있다. 또한 미국 현지법인인 브랜슨을 통해 북미와 유럽, 독일 시장에서 매년 꾸준하게 수출을 확대하는 우량 업체다.
TYM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체제와 같이 TYM과 국제종합기계가 각각 브랜드를 살리면서 주요 신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체제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