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광주 초등생 42%가 원거리 통학…교육청·지자체 뒤늦게 "대책 검토"

경기도 광주시 내 초등학생 3천여 명이 원거리 통학 등 불편을 겪고 있으나, 당국의 통학버스 지원은 단 5대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과 지자체는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뒤늦게 통학버스 지원과 학교 신설 등 대책을 검토 중이다.

원거리 등교 초등생 3천명 넘는데 통학버스 지원 5대뿐
경기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도내 31개 초등학교 중 법령상 적정 통학 거리를 초과한 원거리 통학 중인 학생이 있는 학교는 13곳(41.9%)이라고 24일 밝혔다.

원거리 통학 중인 학생만 3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행 법령에 규정된 초등학교의 적정 통학 거리는 1.5㎞ 이내(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89조) 및 도보 30분 정도(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2조)이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와 안전한 통학 여건 마련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광주시에 유독 빌라 등 소규모 주택 단지가 많이 조성되어 있다"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사업자가 사전에 교육청과 통학 여건 등을 반드시 협의하게 되어 있지만, 소규모 주택의 경우 그렇지 않다 보니 통학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거리 등교 초등생 3천명 넘는데 통학버스 지원 5대뿐
일례로 광남초의 경우 전교생 1천여 명 중 300여 명이 1.5㎞ 이상 원거리 통학 중이다.

이 중 200여 명의 통학 거리는 3㎞가 넘는다.

특히 광남초와 가장 먼 삼동에 2년 뒤 5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원거리 통학 학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 달 개교를 앞둔 신현초도 사정은 비슷하다.

원거리 통학생은 130명이며, 이 중 3㎞ 이상인 학생은 2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자녀를 둔 광남초 학부모 한수희(41)씨는 "5㎞ 정도 되는 거리를 매일 자동차로 등교시켜주고 있다"며 "하교 시엔 학원버스를 이용하는데 자리가 부족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못하는 등 안전이 우려되는 점이 많아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걸어서 등교하고 싶어도 너무 멀고, 중간중간 인도가 끊긴 구간이 많아 통학로 자체가 위험하다"며 "학원차 마저 없는 방학엔 학교의 방과후수업 프로그램은 아예 들을 수조차 없다"고 했다.

원거리 등교 초등생 3천명 넘는데 통학버스 지원 5대뿐
그러나 광남초와 신현초를 비롯한 이들 13개 학교 중 7곳엔 통학버스가 한 대도 없다.

통학버스를 운행 중인 학교 6곳 중 2곳도 교육청이나 지자체의 지원이 아닌 동문회나 장학회에서 운영 중이다.

교육청과 지자체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통학버스는 학교 4곳에 총 5대 뿐이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과 광주시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개학 직전이 되어서야 통학버스 지원 검토에 나섰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학교에 지원하는 교육경비 중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추려 통학버스가 시급한 학교에 지원할 계획"이라며 "아직 정확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삼동 등 원거리 통학 학생이 많거나 향후 대규모 입주 예정인 지역 내 학교 신설이 가능한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주민의 요구가 있는 만큼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라며 "다만 학교 설립은 경기도교육청과 교육부의 심사도 받아야 하는 등 조건과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확답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