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씨젠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실적 전망치는 개선되고 있지만 증시의 ‘탈(脫) 코로나19’ 색채가 짙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부랴부랴 씨젠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씨젠은 24일 4.05% 떨어진 12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하락폭은 30.9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조정폭(-6.32%)보다 훨씬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8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31만2200원)와 비교하면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났다. 실적 때문은 아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젠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669억원이다. 최근 6개월간 82.0% 개선됐다. 주가와 실적 전망치가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씨젠 주가가 떨어진 건 투자심리 악화와 관련 있다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진단 키트 수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8.5% 낮았던 게 이런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이런 우려를 반영해 씨젠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외국인은 주가가 떨어지는 기간에 개인이 던진 물량을 사모으고 있다. 지난해 씨젠 주가가 정점을 찍은 뒤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3553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외국인은 35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씨젠을 사들이는 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개선된 것과 관련 있다. 씨젠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0배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시장 제약 업종 평균(257.7배)보다 훨씬 낮다.

양병훈 기자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