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표현의 한계에 칼을 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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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수박 껍질에 칼이 꽂혀 있다. 피어오르는 흰 연기와 검은 배경, 쏟아져 내리는 빛과 수직의 금속이 의미심장한 순간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 사진은 미국 현대 예술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진가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의 정물 ‘수박과 칼’이다.
메이플소프는 1970년대부터 인물, 누드, 정물, 자화상 등을 흑백으로 촬영했다. 특히 정물사진은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작가는 아직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이 심했던 1970~1980년대에 흑인 남성, 성소수자, 보디빌더 여성 등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그런데 그의 일부 작품은 성적 ‘서브컬처’를 숨김없이 드러냈고, ‘표현의 한계’에 대한 논쟁에 불붙였다. 그의 작품에 대해 보수적인 여론은 외설이라는 악평을 쏟아냈지만 평론가들은 정밀한 조명과 계조, 고전적인 형식미를 구현한 ‘극한의 미학’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작가 사후에 열린 순회전은 여론에 밀려 급작스럽게 취소되기도 했다. 그 작품들이 처음 한국에 왔다. 서울 소격동 과 부산 망미동 국제갤러리에서 3월 28일까지 전시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m
메이플소프는 1970년대부터 인물, 누드, 정물, 자화상 등을 흑백으로 촬영했다. 특히 정물사진은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작가는 아직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이 심했던 1970~1980년대에 흑인 남성, 성소수자, 보디빌더 여성 등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그런데 그의 일부 작품은 성적 ‘서브컬처’를 숨김없이 드러냈고, ‘표현의 한계’에 대한 논쟁에 불붙였다. 그의 작품에 대해 보수적인 여론은 외설이라는 악평을 쏟아냈지만 평론가들은 정밀한 조명과 계조, 고전적인 형식미를 구현한 ‘극한의 미학’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작가 사후에 열린 순회전은 여론에 밀려 급작스럽게 취소되기도 했다. 그 작품들이 처음 한국에 왔다. 서울 소격동 과 부산 망미동 국제갤러리에서 3월 28일까지 전시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