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JP모간은 “주식시장의 거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퀀트 구루’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마르코 콜라노비치 거시 계량분석·파생상품 전략 대표의 의견이다. 다만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는 과열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JP모간의 콜라노비치 대표는 “버블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전체적인 주식시장에 거품이 꼈다고 보기 어렵다”며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같은 ‘FANG’은 지난 6개월 동안 거의 주가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향후 급격한 경기 회복이 예상됨에도 이런 주도주들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위 ‘FANG’으로 묶이는 이 주식들은 지난해 3월 시장이 바닥을 찍은 후 수개월 동안 급격히 올랐다.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초대형 주식’이면서, 팬데믹 기간에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인터넷 사업을 보유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에너지나 금융주처럼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으로 관심을 옮겼다. 거대 기술주의 랠리가 멈춘 것이다.
대형 기술주가 주춤하자 시장도 압력을 받았다. 워낙 시가총액이 큰 탓에 각종 벤치마크에서 이 종목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서다. 2월 들어 2주 연속 상승하던 S&P500 지수는 이번주 들어 0.7% 하락했다.

콜라노비치 대표는 “지난해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리스크가 높은 주식들에 투자했다”며 “현재 시장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이제 투자자들이 다시 가치주와 경기민감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주식시장은 강세를 띌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재개될 것이고, 정부도 유례없이 큰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콜라노비치 대표는 “지금 주식시장의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기업들의 실적과 자산은 안정적”이라며 “코로나가 회복되고 경기가 재개되리라는 점, 통화·재정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과열이 우려되는 부문이 있다.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다. '아이셰어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ICLN)은 지난해 140% 뛴 후 올해 들어 7% 하락했다. 선런(RUN), 플러그파워(PLUG), 솔라에지(SEDG)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콜라노비치 대표는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의 ‘혁신주’는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품이 끼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도 장기적으로 더 낮아진다고 봤다. VIX는 주식 시장이 기록적인 상승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완강하게 낮은 수치를 유지했다. VIX지수가 높다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했다는 의미다. VIX는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다. 주로 증시 지수와는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 1월 말 시장이 하락할 때 VIX 지수는 37까지 치솟았다.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자 다시 20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24일 시장이 다시 압박을 받자 25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콜라노비치는 “통화, 재정 정책이 거시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고 팬데믹도 회복되므로 VIX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