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최근 이런 해시태그가 퍼져가고 있다. 아이치이는 넷플릭스같은 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다. 베이징 법원은 아이치이가 이 회사를 다니면서 베이징 호적을 받은 뒤 3개월 만에 회사를 떠난 직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0만위안(약 1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아이치이는 2018년 7월 펑이라는 성을 가진 직원을 채용했다. 회사와 펑씨는 펑씨가 5년 일하기로 하고 회사는 펑씨가 베이징 호구를 취득하는 것을 도와주기로 계약했다. 펑씨는 2019년 12월 베이징 호구를 받았다. 그런데 2020년 2월 펑씨는 '개인 사유'로 퇴사했다.
아이치이는 신뢰가 깨졌다며 16만6000위안으로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펑씨는 회사 측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해서 그만둔 것이라고 항변했다.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베이징 호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호구는 한국의 호적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개인이 임의로 바꾸는 것이 대단히 어렵고, 해당 지역에서의 경제나 교육 문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제도다.
베이징에서 부동산을 사려면 베이징 호구가 있어야 한다. 베이징 초·중·고교에 다니기 위해서도 호구가 필요하다. 외지인은 베이징에서 살다가도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자신의 호구 지역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주말부부를 하는 경우도 많다. 또 대학 입시에선 베이징 호구 보유자는 더 낮은 입학시험 점수로도 합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의료보험, 실업급여 등에서도 베이징 호구 보유자에게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외지인이 베이징이나 상하이같은 대도시 호구를 받으려면 큰 투자를 하거나, 해당 지역 기업에서 장기간 일을 하면서 지역 발전에 공헌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베이징 호구를 얻으려는 인재들을 낮은 임금으로도 채용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은 "10만위안에 베이징 호구를 받을 수 있으면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호구를 받았다고 곧바로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은 다른 기업에서 받아주지 않을 것이란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