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라쿠배? 크네카라쿠!”

정보기술(IT) 개발자들 사이에서 연봉 서열 5대 기업으로 통용되는 ‘은어’가 바뀔 참이다. 연초부터 산업계를 강타한 연봉 인상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다. 크래프톤 연봉 인상이 전격 발표된 직후 IT 기업이 몰려 있는 경기 성남 판교밸리에선 벌써부터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가 아니라 크(크래프톤)네카라쿠로 불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000만원 연봉 인상으로 크래프톤은 초봉 기준 IT업계 최고 대우를 하는 기업이 됐다. 개발직군 초봉이 6000만원에 달한다. 인상 직전이 400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한꺼번에 50%나 뛴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는 개발직군 초봉이 5000만원 정도다. 라인,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등 다른 기업들은 이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는 이직이 잦다 보니 다른 회사의 연봉 수준이 중요 정보가 되고, 많은 사람이 연봉 서열화에 관심을 둔다. 연봉이 높기로 유명한 기업들을 서열화해 ‘크네카라쿠’ 같은 신조어가 생긴 배경이다. 기존에는 ‘네카라쿠배’란 단어가 통용됐다. IT업계 관계자는 “성과에 따른 보너스가 많은 IT업계지만 안정적으로 나오는 연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러다 보니 연봉 서열은 많은 기업과 직원들이 신경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조어는 최근 IT 기업들이 연봉 인상 소식을 발표할 때마다 조금씩 얼굴을 바꾼다. 지난 1일 넥슨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800만원 연봉 인상을 발표한 뒤엔 ‘넥카라쿠배’란 신조어가 돌았다. 지난해 쿠팡이 경력직 채용을 하며 입사 보너스로 5000만원을 지급하자 곧바로 ‘쿠네카라배’가 오르내렸다.

기존 기업들도 다급해지고 있다. 본래 게임사 중 최고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알려진 엔씨소프트도 연봉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선 NHN,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다른 게임사들도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