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스페인의 당근마켓'에 1500억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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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라팝 지분 10% 이상 매입
MZ세대 겨냥한 플랫폼 투자
MZ세대 겨냥한 플랫폼 투자
네이버가 ‘스페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온라인 상거래업체 왈라팝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2017년 인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 후 유럽 지역 최대 규모 투자다. 네이버는 당시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업체인 왈라팝에 1억1500만유로(약 1552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확보한 지분은 1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선보인 왈라팝 이용자는 스페인 인구의 절반인 1500만 명에 달한다. 스페인 쇼핑 앱 가운데 이용자가 네 번째로 많다. 국내 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인 당근마켓처럼 참여자 간 생활용품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로 글로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 통칭)를 겨냥한 플랫폼 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왈라팝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10~20대다.
네이버는 지난달 글로벌 1위 웹소설업체인 왓패드의 지분을 6532억원에 인수했다. 왓패드의 주 이용자도 MZ세대다. 네이버가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고 양사의 K팝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하나로 합친 것도 MZ세대를 고객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네이버의 관련 서비스인 브이라이브와 빅히트의 위버스 이용자는 총 3500만 명 이상이다. 이들도 70% 이상이 해외 10~20대다. 네이버가 2018년 출시한 아바타 기반 글로벌 SNS인 제페토의 이용자 역시 80% 이상이 10대다.
최근 누적 가입자 2억 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제페토, 웹툰, 팬 커뮤니티 서비스 등 글로벌 MZ세대가 선호하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해외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유럽시장 공략은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사진)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자회사 라인이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증시에 동시 상장한 것을 계기로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GIO는 “지금까지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지키는 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유럽, 북미가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꿈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약 1조5000억원)은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는 데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GIO는 “해외 연구소를 신설하고 유명 대학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듬해 네이버는 유럽 최대 AI 연구소인 프랑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을 인수했다.
이 GIO는 2017년과 2018년 네이버에서 이사회 의장직과 사내 이사직을 차례로 내려놓고 유럽 중심으로 해외 투자를 담당하는 GIO 역할에 집중해왔다. 2019년에는 3년 만의 공개 행사에 대담자로 나서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의 99%를 지배하는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에 네이버가 끝까지 저항한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네이버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공동 조성해 아시아 지역 유망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했다. 동남아 지역 최대 모빌리티 업체인 그랩, 인도의 음식배달업계 2위인 조마토, 동남아 지역 최대 중고 제품 거래 플랫폼업체 캐러셀 등에 수천억원을 투입했다.
이 GIO가 구상하는 ‘글로벌 연합군’ 세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본 최대 포털업체까지 우군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 GIO는 올해 출범하는 라인과 야후재팬 합작회사인 A홀딩스의 이사회 회장을 맡아 이끌 예정이다. 라인(8200만 명)과 야후재팬(5000만 명) 이용자를 더하면 1억3200만 명에 달한다. 일본에서만큼은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업체인 왈라팝에 1억1500만유로(약 1552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확보한 지분은 1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선보인 왈라팝 이용자는 스페인 인구의 절반인 1500만 명에 달한다. 스페인 쇼핑 앱 가운데 이용자가 네 번째로 많다. 국내 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인 당근마켓처럼 참여자 간 생활용품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로 글로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 통칭)를 겨냥한 플랫폼 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왈라팝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10~20대다.
네이버는 지난달 글로벌 1위 웹소설업체인 왓패드의 지분을 6532억원에 인수했다. 왓패드의 주 이용자도 MZ세대다. 네이버가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고 양사의 K팝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하나로 합친 것도 MZ세대를 고객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네이버의 관련 서비스인 브이라이브와 빅히트의 위버스 이용자는 총 3500만 명 이상이다. 이들도 70% 이상이 해외 10~20대다. 네이버가 2018년 출시한 아바타 기반 글로벌 SNS인 제페토의 이용자 역시 80% 이상이 10대다.
최근 누적 가입자 2억 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제페토, 웹툰, 팬 커뮤니티 서비스 등 글로벌 MZ세대가 선호하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해외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美·中에 맞설 'IT 연합군' 키우는 이해진
네이버의 유럽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유럽 스타트업 대상 투자 펀드인 ‘K펀드’에 2억유로(약 2700억원)를 투자한 게 시작이다. K펀드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벤처캐피털(VC)인 코렐리아캐피털이 조성한 펀드다. 네이버는 이 펀드를 통해 고급 음향기기 제조 기업 드비알레, 음성인식 관련 인공지능(AI) 기업 스닙스, 데이터 분석업체 애이비테이스티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럽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했다.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유럽시장 공략은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사진)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자회사 라인이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증시에 동시 상장한 것을 계기로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GIO는 “지금까지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지키는 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유럽, 북미가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꿈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약 1조5000억원)은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는 데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GIO는 “해외 연구소를 신설하고 유명 대학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듬해 네이버는 유럽 최대 AI 연구소인 프랑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을 인수했다.
이 GIO는 2017년과 2018년 네이버에서 이사회 의장직과 사내 이사직을 차례로 내려놓고 유럽 중심으로 해외 투자를 담당하는 GIO 역할에 집중해왔다. 2019년에는 3년 만의 공개 행사에 대담자로 나서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의 99%를 지배하는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에 네이버가 끝까지 저항한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네이버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공동 조성해 아시아 지역 유망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했다. 동남아 지역 최대 모빌리티 업체인 그랩, 인도의 음식배달업계 2위인 조마토, 동남아 지역 최대 중고 제품 거래 플랫폼업체 캐러셀 등에 수천억원을 투입했다.
이 GIO가 구상하는 ‘글로벌 연합군’ 세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본 최대 포털업체까지 우군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 GIO는 올해 출범하는 라인과 야후재팬 합작회사인 A홀딩스의 이사회 회장을 맡아 이끌 예정이다. 라인(8200만 명)과 야후재팬(5000만 명) 이용자를 더하면 1억3200만 명에 달한다. 일본에서만큼은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