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사진=한경DB
네이버 사옥. 사진=한경DB
"실검이 폐지되면서 학폭 가해자 여럿 살렸네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실검'(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25일 서비스를 종료하자 더이상 학교폭력 논란에 휘말린 스타들의 리스트를 바로 확인할 수 없게 됐다며 나온 반응이다. 16년 만의 전면 폐지로 카카오(다음)과 함께 양대 포털사이트에서는 더이상 실검을 볼 수 없게 됐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실검 폐지를 반기는 쪽과 아쉬워하는 쪽으로 양분됐다.

특히 네이버 실검 폐지 전날 열애설이 터지면서 실시간 이슈를 휩쓸었던 지드래곤과 제니는 실검 노출에 더이상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게 돼 한시름 덜게(?) 됐다.

포털 사이트 접속 시 습관처럼 실검부터 훑어보며 그날의 이슈를 파악하던 사용자들은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사용자는 "시시각각 일어나는 뉴스를 한 눈에 알 수 있어서 좋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네이버 포털 메인 화면에 나타나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와 모바일 네이버홈의 '검색차트' 판 서비스가 종료되며 빈 자리는 날씨 정보가 채워졌다.

모바일 버전의 검색차트 판은 주가와 유가, 환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경제지표 판으로 바뀌었다.
"학폭 가해자 여럿 살렸다" 네이버 실검 폐지에 네이트·줌 뜬다?
뉴스를 토픽 단위로 묶어 제공하던 '뉴스토픽'도 사라졌다. 2010년 '핫토픽 키워드'라는 이름으로 첫 등장한 지 11년 만이다. 뉴스 기사에서 생성된 문서를 기반으로, 많이 사용된 키워드를 시간대별로 집계해서 현재 뜨고 있는 트렌드를 차트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남들이 다 챙겨보는 이슈를 나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안도감을 줬던 실검이 폐지되자 허전함을 느끼는 이들은 "실검이 노출되는 포털은 어디냐", "어디가면 실검을 확인할 수 있느냐"고 궁금해 했다. 실제 실검 폐지 기사 댓글에는 "줌(zum)에서는 아직 실검을 볼 수 있다", "네이트로 가쟈" 등의 답이 이어지고 있다.

실검 폐지 소식에 스포츠계와 연예계의 학폭 폭로는 SK커뮤니케이션즈 네이트의 판 게시판으로 옮겨간 듯하다. 소속사에서도 게시판을 주시하다 폭로 글이 올라오면 곧바로 입장문을 낼 정도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1,2위 네이버와 카카오가 실검을 폐지한 가운데 업계 4,5위로 미미한 존재감을 보여온 네이트와 줌 등이 실검 서비스로 '어부지리'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