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사상 최대 매도에 주가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6일 2.80% 하락한 3012.95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코스피 코스닥을 합쳐 4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진은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외국인의 사상 최대 매도에 주가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6일 2.80% 하락한 3012.95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코스피 코스닥을 합쳐 4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진은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다시 3000선까지 밀렸다. 2월 말에 이어 3월 증시도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으며 하루 100포인트 가까이 오르내리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적 개선주에 관심 둬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약발’ 다한 파월 발언?

'금리 발작'에 코스피 롤러코스터…"2970선 수성 여부가 고비"
26일 코스피는 2.8% 내린 3012.95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가 급락한 영향이다. 코스닥은 2.38% 내린 913.94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지수(-3.99%), 상하이종합지수(-2.12%), 항셍지수(-3.45%)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긴축 시점을 3년 이후로 시사했음에도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투자자의 불안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상승 추세가 살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오르고 있고, 실질금리는 0%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조정은 긴축 우려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가 너무 좋아서 생기는 것”이라며 “3월에는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도 일시적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삼성증권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미국 로이터통신이 115명의 전문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70%가 6개월 이상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월 코스피 전망치는?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낮지만 기간 조정을 뚫고 바로 올라갈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다.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고, 추세를 바꿀 만한 호재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3000선 전후에서 박스권을 예상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1분기 전에는 코스피가 하락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다음달 코스피 밴드를 2950~3200으로 예상했다. 3000 초반 선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3200에 도달할 때 현금을 늘리는 전략을 추천했다. 기술적 분석으로는 2970선을 지키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2970 부근에는 60일 이동평균선이 있다. 거래일 기준으로 1개 분기인 60일 선은 ‘가치선’으로 불린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선을 이탈하면 27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동성 높아질 것”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는 점은 모든 전문가가 동의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상승 이슈와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 움직임으로 급등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달에도 미국과 중국을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다음달 5일 열리는 중국 양회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양회에서는 25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통과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회에서 부양책이 통과되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고 증시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SK증권이 분석했다.

불확실할 때일수록 실적 개선주가 유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시장 변동에 영향을 적게 받는 이익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유안타증권은 신세계, 대한항공, 호텔신라 등 콘택트주를 톱픽으로 꼽았다. 시장이 급락하더라도 코로나19 회복을 계기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면세점과 항공은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내년까지 실적 회복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실적 성장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자동차를 추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SDI가 대표적이다. LG생활건강도 유망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DGB금융지주 등을 추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물가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나금투는 LG디스플레이, 에쓰오일, SK하이닉스, 현대로템, 이마트 등을 조건에 충족하는 종목으로 꼽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