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언플러그드' 출연한 방탄소년단 /사진=연합뉴스
'MTV 언플러그드' 출연한 방탄소년단 /사진=연합뉴스
독일의 한 라디오 진행자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는 해당 진행자에게 강하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25일(한국시간) 독일 라디오 프로그램 '바이에른3(bayern3)'의 진행자 마티아스 마투스키크(Matthias Matuschik)는 MTV '언플러그드 프레젠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이 영국 록 밴드 콜드플레이의 곡 '픽스 유(Fix you)'를 커버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두고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이건 신성모독"이라며 "작은 오줌싸개들이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를 열창한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이로 인해 BTS는 북한에서 20년간 휴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BTS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줄임말"이라며 "이들로부터 치유해 줄 백신을 희망한다"는 막말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마티아스 마투스키크는 "나는 한국에 억하심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그룹이 한국에서 왔다고 해서 내가 외국인 혐오자는 아니다. 나는 한국 차도 몰고 있다"고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는 분노를 표하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통해 'RassismusBeiBayern3', 'Bayern3Racist'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우리는 인종 차별을 반대합니다'라는 문장을 게재하며 마티아스 마투스키크의 인종차별 발언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바이에른3는 홈페이지를 통해 "마투스키크는 BTS가 '픽스 유'를 커버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일 뿐"이라면서도 "그의 발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인종주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문에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것", "진행자가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고 솔직히 표현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성격"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24일 방송된 MTV '언플러그드'에 출연했다. 한국 가수 최초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본인들의 히트곡인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열창한 데 이어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 커버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해당 무대는 유튜브 인기 동영상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원곡자인 콜드플레이의 극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콜드플레이는 SNS를 통해 MTV UK 공식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방탄소년단의 '픽스 유' 무대 영상 링크를 공유하며 "아름다운 BTS"라는 멘트를 남겨 화제가 됐다.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2017년 첫 내한 공연 때 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국내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팀이다. 당시 세월호 참사 3주기에 공연을 하게 됐던 콜드플레이는 '옐로(Yellow)'와 '픽스 유'를 부르며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 뭉클함을 안기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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