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羅, 상대 약점 파고들어 공방
오신환 "새 인물이 판 뒤집어야"
조은희 "행정 경험·실적 봐달라"
서울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열린 이날 토론에서 여론조사 ‘빅2’인 나 후보와 오세훈 후보 간 공방이 뜨거웠다. 나 후보는 “오 후보는 제가 강경보수라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승리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며 “정치인은 자기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유권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보수라는 원칙은 있지만 누구에게나 의견을 듣고 머리를 빌릴 자세가 돼 있다”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만나기도 하고 진대제 장관을 캠프에 (고문으로) 모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제가 그런 말을 한 건 나 후보 스스로 그렇게 말해왔기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라거나 ‘실체가 없다’는 식의 말을 해왔다”며 “수도권 선거를 이기려면 중도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중요한 결정에서 늘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오 후보는 ‘퀴어축제가 광화문에서 열리는 게 맞냐’는 질문에 ‘차별에 반대한다’면서도 찬성, 반대 여부에 대해선 답변을 안 한다”며 “국회 이전에 대해 ‘국민투표를 해야 하냐’는 질문에도 말을 바꾸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퀴어 축제에 대해선 ‘소수자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얘기했고, 광장을 쓰는 건 따로 위원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국회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전을 노리는 오신환 후보와 조은희 후보는 ‘새 인물론’ ‘생활 밀착형 정책’ 등 본인 강점을 내세웠다. 오 후보는 “새로운 인물인 오신환이 판을 뒤집어야 이긴다”며 “과거가 결코 미래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공약인 ‘입체도시’를 내세우며 “점점 쇠락하고 있는 서울을 첨단 산업도시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아시아 대표 청년창업밸리를 만들고 그 속에서 청년 일자리와 미래 비전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구청장으로서의 행정 경험과 실적을 내세웠다. 조 후보는 “횡단 그늘막, 재산세 반값 등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왔다”며 “부동산·세금·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할 시장은 바로 나”라고 자신했다. 또 “서울을 세계적인 수도로 만들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재원을 들이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입체화할 수 있다”며 “세계적인 모범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