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은 26일 “개발직군, 비개발직군 연봉을 각각 2000만원, 1000만원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개발직군 기준 초봉은 6000만원이다. 경력직 입사자에게는 최대 1억원에 한해 직전 직장에서 받던 연봉 1년치 금액을 입사 보너스로 준다. 전날 업계 최고 수준으로 등극한 크래프톤을 ‘1일 천하’로 끌어내린 파격 조건이다. 크래프톤은 경력직 우대 조건을 내놓지 않았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IT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미션이 됐다”며 “훌륭한 인재를 모아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직방의 이번 발표는 IT 대기업들의 연봉 인상을 의식한 행보다. 크래프톤에 앞서 이달에만 넥슨, 넷마블, 컴투스, 게임빌 등 유력 게임회사들이 전 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인상했다. 네이버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지급을 결정했다. 카카오는 지난 8일 자사주 10주를 상여금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대기업으로 빠져나가는 인력이 많은데, 연봉까지 인상하니 보고만 있을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 기업들의 연봉 인상 도미노는 인력 부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온라인 비즈니스가 급팽창했지만 ‘필요 인력’은 한정돼 있다 보니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기업에선 연봉 1억원 넘는 개발자 자리가 넘쳐나 S급, A급 개발자는 해외로 모두 나가는 추세”라며 “국내에 남은 양질의 개발자가 희귀하니 이들을 잡기 위한 연봉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