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접종을 참관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접종대상자를 기다리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접종을 참관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접종대상자를 기다리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26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신) 접종 순서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질병관리청은 "백신 불신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정 청장의 발언은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생겨 대통령이 정해진 접종 순서보다 먼저 나서는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예방 접종을 지켜보면서 현장에 함께 있던 정 청장에게 "대통령에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불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정 청장은 "순서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AZ 백신 접종을 피했으면 한다는 뜻으로 읽혀 논란이 됐다.

야권에서는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께서 1호 접종 맞는 거 지켜만 보고 왔다"며 "먼저 맞는 대통령은 봤어도 맞는 거 구경만 하는 대통령은 처음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10대 경제국이면서 세계 104번째 백신 접종"이라며 "왕께서 무슨 대단한 시혜라도 베푸는 양 구경만 하는 대통령의 그 태도가 기가 막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기왕 간 김에 맞고 나오시지 어찌 구경만 하고 나오시냐. 혹 화이자 아니라서 안 맞은 거냐"며 "국민이 불안해하는데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솔선수범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68세로,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분류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것이란 관측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