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성명 "지도부에 관한 부정적 평가 완전히 거부"
사우디, 왕세자의 카슈끄지 살해 의혹 부인…"미 보고서는 거짓"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승인했다는 미국 정부의 보고서를 부인했다고 AFP·로이터·dpa 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성명으로 "사우디 정부는 지도부에 관한 보고서의 부정적이고 거짓되고 인정할 수 없는 평가를 완전히 거부한다"며 "그 보고서는 부정확한 정보와 결론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관계 당국이 발표한 것처럼 카슈끄지 암살은 혐오스러운 범죄이고 왕국의 법과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또 외무부는 개인들이 소속된 기관의 모든 규정과 권한을 어기고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며 사우디 정부는 모든 법적 조처를 동원해 그들을 적절하게 조사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에 개입하지 않았고 현장의 판단이라는 사우디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이날 4쪽 분량의 기밀 해제 보고서에서 "우리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작전을 승인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반체제 인사였던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됐다.

그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사우디 법원은 카슈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8명에게 징역 7∼20년형을 확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