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경남의 한 유치원에서 비대면 졸업식을 치르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연합뉴스
지난 1월 경남의 한 유치원에서 비대면 졸업식을 치르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연합뉴스
졸업 시즌을 맞은 많은 유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부모를 졸업식장에 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한 번 뿐인 자식의 유치원 졸업식에 빠질 수 없다"며 막무가내로 찾아와 유치원 측과 실랑이는 벌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주부 A씨는 최근 딸에게서 '원망 아닌 원망'을 들었다. 딸이 유치원 졸업식 후 A씨에게 울면서 전화해 "엄마는 왜 졸업식에 안왔냐"고 따져물었다. A씨는 "유치원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부모님들은 오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지만 딸은 "다른 부모님들은 다 졸업식에 왔다"고 말했다.

A씨가 유치원 측에 항의 전화를 하자 교사는 "일부 학부모가 교사들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만 들어가게 해달라'며 졸업식장으로 밀고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A씨는 "순진하게 유치원 측의 말만 듣고 졸업식장에 안 간 학부모들과 막무가내로 졸업식장에 찾아간 학부모들 중 누가 더 좋은 부모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일부 지역 '맘카페'에는 A씨와 같은 사례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이 '졸업식에 부모님은 오지 말라고 유치원에서 공문을 보냈는데 가지 않아도 되나'란 질문을 게시하자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댓글 중에는 "오지 말라면 안가는 게 맞다"는 내용이 있는 반면, 일부 네티즌은 "졸업식이 끝나고 기념사진이라도 찍기 위해 가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