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승자독식' 시장…네이버-카카오 "양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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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 카카오 vs 네이버
(1) 차세대 먹거리 놓고 전면전
경쟁하며 성장한 두 기업
이해진·김범수 한때 의기투합
NHN 탄생…인터넷 최강자로
金, 李와 결별…카카오 창업
IT 플랫폼 시장서 격돌
웹툰 유통·민간인증 사업 이어
간편결제 시장서도 '정면승부'
(1) 차세대 먹거리 놓고 전면전
경쟁하며 성장한 두 기업
이해진·김범수 한때 의기투합
NHN 탄생…인터넷 최강자로
金, 李와 결별…카카오 창업
IT 플랫폼 시장서 격돌
웹툰 유통·민간인증 사업 이어
간편결제 시장서도 '정면승부'
“새로운 도전이 성장해서 결실을 맺기까지 바로 매출로 가시화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 사업의 특성입니다. 장기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이 추가로 필요한 이유죠.”
지난달 25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직원 간담회에서 강조한 성과 공유 방식이다. 네이버의 주요 사업 대부분이 정보기술(IT)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IT 플랫폼 사업은 초기 투자와 이용자 확보로 한동안 적자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일정 규모의 이용자가 모이면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구글의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한 대표의 발언이 ‘인터넷 빅2’인 카카오를 상당 부분 의식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배경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역사는 IT 플랫폼 경쟁의 과정으로 요약된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첫 만남도 그렇다. 이 GIO는 1999년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컴을 창업했다. 앞서 김 의장은 1998년 온라인 게임 유통업체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다. 두 회사는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정 규모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한게임은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무료라서 돈은 제대로 벌지 못했다.
반면 네이버컴은 기술력과 돈은 있었지만 사용자 증가 속도가 더뎠다. 두 기업은 서로의 부족한 부문을 메우기로 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NHN(현 네이버)은 인터넷 검색과 게임포털이라는 IT 플랫폼에서 국내 1위 사업자로 올랐다.
두 기업 간 경쟁이 ‘국지전’ 성격으로 연기를 피우기 시작한 때는 김 의장이 NHN을 떠나 카카오(당시 아이위랩)를 설립한 2006년이다. 스마트폰 확산을 앞두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또 다른 IT 플랫폼에서 경쟁의 열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톡, 라인 등을 잇따라 내놨지만 카카오톡에 국내 시장을 빼앗겼다. 다만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등 해외에서 크게 성공했다.
다시 각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새로운 IT 플랫폼 시장이 만개하면서다. 여기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비대면, 비접촉 문화가 급팽창했기 때문이다. 웹툰 유통 시장이 대표적이다. IT를 기반으로 만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 국내에서 나왔다. 해외에서도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격돌하게 된 것이다. 새롭게 열린 민간 인증,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온라인 상거래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부딪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지난달 25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직원 간담회에서 강조한 성과 공유 방식이다. 네이버의 주요 사업 대부분이 정보기술(IT)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IT 플랫폼 사업은 초기 투자와 이용자 확보로 한동안 적자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일정 규모의 이용자가 모이면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구글의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한 대표의 발언이 ‘인터넷 빅2’인 카카오를 상당 부분 의식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배경이다.
IT 플랫폼 선점 경쟁으로 성장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신규 IT 플랫폼 시장을 두고 다시 맞붙기 시작했다. 국내 인터넷 검색과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각각 독차지했던 두 회사가 웹툰 유통, 민간 인증 등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뺏고 뺏기는’ 접전 지점이 디지털 사업 분야 거의 전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다. IT 플랫폼 시장은 한번 빼앗기면 재도전도 어렵기 때문에 선점 경쟁이 격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네이버와 카카오의 역사는 IT 플랫폼 경쟁의 과정으로 요약된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첫 만남도 그렇다. 이 GIO는 1999년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컴을 창업했다. 앞서 김 의장은 1998년 온라인 게임 유통업체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다. 두 회사는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정 규모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한게임은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무료라서 돈은 제대로 벌지 못했다.
반면 네이버컴은 기술력과 돈은 있었지만 사용자 증가 속도가 더뎠다. 두 기업은 서로의 부족한 부문을 메우기로 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NHN(현 네이버)은 인터넷 검색과 게임포털이라는 IT 플랫폼에서 국내 1위 사업자로 올랐다.
두 기업 간 경쟁이 ‘국지전’ 성격으로 연기를 피우기 시작한 때는 김 의장이 NHN을 떠나 카카오(당시 아이위랩)를 설립한 2006년이다. 스마트폰 확산을 앞두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또 다른 IT 플랫폼에서 경쟁의 열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톡, 라인 등을 잇따라 내놨지만 카카오톡에 국내 시장을 빼앗겼다. 다만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등 해외에서 크게 성공했다.
새로운 시장의 승자는?
한동안 휴전과 비슷한 ‘평화기’도 있었다. IT업계 관계자는 “승부가 이미 기울어진 시장에 찾아오는 고요함 같은 것”이라며 “1위 사업자로 한 번 굳어지면 판도를 쉽게 바꾸기 어려운 IT 플랫폼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쪽이 한 사업부문에서 사실상 ‘완패’를 인정하고 싸움 대신 우회로를 모색했다는 얘기다. 카카오는 2014년 포털업체 다음을 인수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인터넷 검색 시장 1위 네이버를 흔들지 못했다. 카카오는 대신 다른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음원 유통 시장의 1위 업체 멜론을 인수한 것이다. 멜론은 네이버에는 없는 카카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됐다. 양사는 인터넷 검색, 모바일 메신저 등 각사가 장기를 발휘한 ‘전공 플랫폼’ 중심으로 내공을 축적하며 평화롭게 사업을 확장하는 듯했다.다시 각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새로운 IT 플랫폼 시장이 만개하면서다. 여기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비대면, 비접촉 문화가 급팽창했기 때문이다. 웹툰 유통 시장이 대표적이다. IT를 기반으로 만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 국내에서 나왔다. 해외에서도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격돌하게 된 것이다. 새롭게 열린 민간 인증,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온라인 상거래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부딪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