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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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이달부터 시작되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관해 "격세지감이고 감개무량한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포용 국가 실현,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SNS를 통해 "더 이상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다. 3월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시행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교 무상교육은 학생이 부담하던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9년 2학기 고교 3학년 학생부터 시작해 지난해 2·3학년으로 확대됐고, 올해 1학년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고교 재학생은 누구나 무상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교 1·2·3학년 학생 124만명이 1인당 연간 160만원의 학비 부담을 덜게 된다. 이로써 2004년 중학교 무상교육이 완성된 이후 17년 만에 초·중·고 무상교육이 완성됐다.

정 총리는 "저는 학비가 없어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없었다. 무작정 전주 신흥 고등학교 교장실 문을 두드렸다"면서 본인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선생님 제가 공부는 곧잘 합니다. 그런데 학교 다닐 돈이 없습니다. 학비를 면제해 주시든지 장학금을 주셔야 다닐 수 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총리는 "다행히 교장선생님께서는 매점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셨다. 일명, 근로장학생이었다"며 "그때부터 제 별명은 '빵돌이'였다. 별명 따윈 상관없었다. 그저 학교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어 "신흥고 빵돌이의 '라떼는 말이야'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 지금도 학비가 모자라 전전긍긍하는 가정과 아이들이 많다"며 "이번 고교 무상교육으로 연간 160만 원의 학비가 경감된다. 없는 살림에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더 중요한 의미는 공평한 교육 기회 보장에 있다. 가정환경, 지역, 계층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헌법이 규정한 교육 기본권을 실현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적어도 고등학교까지는 누구나 학비걱정, 급식걱정 없이 평등하게 공부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