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복 연탄은행 대표 "온기 나누는 연탄기부…여름에도 절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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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시작…연탄銀 31곳 운영
코로나로 연탄 배달봉사 줄면서
연탄 후원도 1년 사이 55% 급감
"연탄 기부에 지속적인 관심 필요"
코로나로 연탄 배달봉사 줄면서
연탄 후원도 1년 사이 55% 급감
"연탄 기부에 지속적인 관심 필요"
“2~3월은 ‘연탄 보릿고개’라고 불립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연탄 기부가 크게 줄어들지만, 연탄을 때는 분들은 한여름에도 필요한 게 연탄이거든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더 어렵네요.”
국내 최대 연탄 지원단체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허기복 대표(64·사진)는 지난달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자에게 텅 빈 연탄 창고를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중계동에 있는 이 창고는 가로 2m, 세로 10m 정도 크기의 1층짜리 창고로, 최대 1만 장의 연탄을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창고 안에는 밑동이 부서진 연탄 세 장만이 남아 있었다.
허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과 개인의 연탄 후원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허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탄은행이 후원받은 연탄은 모두 220만4000장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486만8000장)에 비해 후원 연탄 수가 55% 감소했다. 허 대표는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연세가 80이 넘은 노인”이라며 “연탄을 사용하는 노년층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고 했다. 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인원이 함께 모이는 연탄 배달봉사가 어려워지면서 연탄후원도 함께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연탄기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겨울이 다 갔으니 이젠 연탄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연탄을 때는 가정은 집에 빗물이 새는 등 보통 주거 환경이 열악해요. 특히 장마 기간엔 방이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피기 마련인데, 쾌적한 환경을 위해 여름에도 연탄을 때야만 합니다. 연탄 기부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죠.”
허 대표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처음 연탄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이다. 강원 원주시에서 목사로 일하며 1997년부터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던 그에게 한 후원자가 연탄을 기부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처음엔 저도 ‘요즘 세상에 연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반신반의했어요. 그런데 일일이 가정을 조사해보니까 원주에도 500가구 넘게 연탄을 쓰고 있더라고요. 서울엔 오죽 많았겠어요. 마침 연탄은행 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후원이 이어진 덕분에 연탄 지원 지역을 넓혀갔고, 지금은 전국 31개 지역에 연탄은행을 두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왜 경제적 약자를 돕는 삶을 살고 있을까. “저도 대학 다닐 때 돈이 없어서 밑창이 떨어진 구두에 직접 못 박아가며 생활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그때 책이라도 사서 보라며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죠.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존재할 수 있었어요. 결코 실망시키면 안 될 분들이죠. 도움을 받아 자란 만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다짐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국내 최대 연탄 지원단체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허기복 대표(64·사진)는 지난달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자에게 텅 빈 연탄 창고를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중계동에 있는 이 창고는 가로 2m, 세로 10m 정도 크기의 1층짜리 창고로, 최대 1만 장의 연탄을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창고 안에는 밑동이 부서진 연탄 세 장만이 남아 있었다.
허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과 개인의 연탄 후원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허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탄은행이 후원받은 연탄은 모두 220만4000장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486만8000장)에 비해 후원 연탄 수가 55% 감소했다. 허 대표는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연세가 80이 넘은 노인”이라며 “연탄을 사용하는 노년층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고 했다. 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인원이 함께 모이는 연탄 배달봉사가 어려워지면서 연탄후원도 함께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연탄기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겨울이 다 갔으니 이젠 연탄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연탄을 때는 가정은 집에 빗물이 새는 등 보통 주거 환경이 열악해요. 특히 장마 기간엔 방이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피기 마련인데, 쾌적한 환경을 위해 여름에도 연탄을 때야만 합니다. 연탄 기부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죠.”
허 대표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처음 연탄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이다. 강원 원주시에서 목사로 일하며 1997년부터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던 그에게 한 후원자가 연탄을 기부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처음엔 저도 ‘요즘 세상에 연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반신반의했어요. 그런데 일일이 가정을 조사해보니까 원주에도 500가구 넘게 연탄을 쓰고 있더라고요. 서울엔 오죽 많았겠어요. 마침 연탄은행 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후원이 이어진 덕분에 연탄 지원 지역을 넓혀갔고, 지금은 전국 31개 지역에 연탄은행을 두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왜 경제적 약자를 돕는 삶을 살고 있을까. “저도 대학 다닐 때 돈이 없어서 밑창이 떨어진 구두에 직접 못 박아가며 생활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그때 책이라도 사서 보라며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죠.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존재할 수 있었어요. 결코 실망시키면 안 될 분들이죠. 도움을 받아 자란 만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다짐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