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에 힘입어 지난달 수도권 집값 상승률이 2008년 6월 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9억원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수도권 집값,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2일 발표한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아파트·연립·단독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17% 올랐다. 1월 12일부터 2월 15일까지 5주간의 변동을 반영한 통계로, 2008년 6월(1.80%) 후 1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0.49%, 12월 0.66%, 올해 1월 0.80% 등 상승폭을 계속 키우고 있다.

집값 급등세는 경기(1.63%)와 인천(1.16%)이 주도했다. 경기에서는 GTX-C노선 정차 기대감이 큰 의왕(3.92%)이 가장 많이 올랐다. 남양주(3.45%) 의정부(2.76%) 안산(1.97%) 등 GTX와 지하철 연장 호재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는 곳들의 상승률도 높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의왕시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달 3일 10억3500만원에 거래돼 처음으로 ‘1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올 1월 9억7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인천은 GTX-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2.96%)와 서구(1.21%)를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

서울 집값은 0.51% 올라 전월(0.40%)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서울 외곽 지역이 오름세를 이끌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노원구(0.86%)는 정비사업 기대가 큰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위주로 많이 올랐다. 도봉구(0.81%)와 동대문구(0.63%) 등의 상승폭도 컸다.

서초구(0.60%)에서는 반포동 신축과 방배·잠원동 재건축 위주로 매수세가 쏠렸다. 압구정·개포동을 중심으로 재건축 조합 설립이 잇따라 이뤄지는 등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강남구(0.57%)도 강세였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9억38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8억6703만원) 대비 4.24%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9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리브온은 지난해 3월 서울 아파트값 평균이 9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0.64% 올라 17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전월(0.71%)에 비해 상승폭은 줄었다. 월세도 전국 기준 0.25%에서 0.19%로 오름폭이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호가 급등에 따른 부담 등으로 전·월세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