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내 좌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일(현지시간) ‘슈퍼 부자 과세법’을 발의했다. 기존 세금과 별개로 순자산 5000만~10억달러(약 562억5000만~1조1250억원) 가구에 2%, 10억달러 초과 가구에 3%의 추가 세금(부유세)을 물리는 게 핵심이다.

워런 의원은 하원 진보의원 모임 의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 브렌든 보일 의원과 함께 법안을 발의했다. 워런 의원은 성명을 통해 “부유세는 의회가 우리 경제를 살리려는 추가 계획의 지급을 돕기 위한 리스트의 최우선 순위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세입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최우선 순위인 보육과 조기 교육, 초·중등 교육, 기반시설에 투자돼야 할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발 경제난 극복과 교육,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유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워런 의원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되면 부유층은 2023~2032년 10년간 3조달러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부유세 도입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전문지 더힐은 “이 법안은 가까운 미래에 제정될 것 같지 않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부유세를 요구하지 않았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집행의 문제점을 언급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유세 법안이 발표됨에 따라 민주당 내 논쟁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CNN도 “법학자들의 견해가 엇갈려 허용될지 의문”이라며 “부유층은 가치를 매기기 힘든 자산을 갖고 있어 집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