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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쑤닝은 전날 선전시정부 산하 투자회사 2곳에 지분 23%를 148억위안(약 2조5700억원)을 받고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선전증시 상장사인 쑤닝의 주가는 전날 가격제한폭(10%)까지 올랐고 이날도 장중 4%대 급등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유통사인 쑤닝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3분기까지 순이익은 5억4700만위안(약 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급감했다. 유동성 위기에 닥쳤다는 소문이 돌면서 쑤닝의 주가는 지난해 7월 12위안대에서 이달 초 6위안대로 6개월 만에 반토막났다.
이번 주식 양도로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장진동 회장의 지분율은 20.96%에서 15.72%로 내려간다. 지주회사인 쑤닝디엔치의 지분도 16.8%에서 5.45%로 떨어진다. 19.99%를 갖고 있던 기존 2대주주 알리바바그룹 계열 타오바오는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일기업으로는 1대주주가 된다.
하지만 실제 경영권은 합계 23%를 갖게 되는 선전시정부가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선전시 산하 투자전문회사들인 선전쿤펑자산운용이 15%, 선전궈지지주가 8%를 보유한다. 선전쿤펑은 부동산, 선전궈지는 유통에 특화한 투자회사다. 쑤닝닷컴은 난징시에서 출범한 회사지만,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선전시에 남중국본부를 개설하고 선전시 인력을 상주시킬 예정이다.
쑤닝이 사실상 국유기업이 된 것은 중국 시진핑 정부가 추진해 온 국진민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사이 40여개 민간기업의 소유권이 중앙·지방정부로 이전됐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수년 간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진 데 대한 해법으로 자립경제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국유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