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보안회사 등 주장…중국 "증거 없는 혐의 제기"
"중국, 국경충돌 후 인도 전력망·백신 해킹 등 사이버 공격"
중국이 지난해 인도와 국경 충돌 후 인도 전력망에 악성 코드를 심고 백신 시스템 해킹을 시도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2일 더힌두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전력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지원한 해커 집단이 지난해 인도의 여러 전력 센터를 겨냥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전력부는 "이런 해킹 활동은 인도 사이버 보안 당국의 경고 후 중단됐다"며 관련 해킹으로 인한 데이터 파괴나 유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인도 정부의 이런 반응은 지난달 28일 뉴욕타임스의 보도와 관련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사이버 보안회사 '레코디드 퓨처'를 인용해 작년 10월 12일 뭄바이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의 원인이 중국이 심은 악성 코드 등 사이버 공격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뭄바이에서는 두 시간가량 정전이 이어지면서 전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도시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다만, 인도 전력부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며 뭄바이 정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주의 아닐 데슈무크 내무부 장관은 "작년 뭄바이의 정전 사태는 사이버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조사에서 14개의 '트로이의 목마' 프로그램이 시 전력망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트로이의 목마는 정상적인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 코드를 말한다.

이에 대해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 측은 로이터통신에 관련 의혹을 부정하며 "충분한 증거 없이 특정 집단에 대한 혐의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중국, 국경충돌 후 인도 전력망·백신 해킹 등 사이버 공격"
이와 함께 중국이 인도의 백신 기술을 빼내기 위해 해킹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사이버 보안회사 '사이퍼마'를 인용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해킹 집단 APT10이 최근 몇 주 동안 인도 백신 회사 두 곳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목표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사이퍼마의 쿠마르 리테시 대표는 이런 행동의 동기는 지적재산과 인도 제약업체의 경쟁력 있는 장점을 빼내기 위한 데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해킹 집단의 공격 대상이 된 업체는 세계 최대 백신 회사인 세룸 인스티튜트(SII)와 바라트 바이오테크로 알려졌다.

두 업체 모두 인도 회사로 SII는 인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고, 바라트 바이오테크는 자체 개발한 백신을 만들고 있다.

두 백신은 지난 1월 시작된 인도의 백신 접종에 투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물론 SII와 바라트 바이오테크 모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특히 두 나라는 지난해 5월 판공호 난투극,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진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라다크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충돌하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이후 양측은 외교·군사 채널을 여러 차례 가동한 끝에 최근 판공호 인근 부대 철수에 합의하는 등 긴장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중국, 국경충돌 후 인도 전력망·백신 해킹 등 사이버 공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