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가 자신의 주주제안을 이달 말 열리는 금호석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주주명부열람 신청에 이어 의안상정 가처분신청까지 금호석화 경영권을 노리는 박 상무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호석화에 따르면 박 회장의 조카인 박 상무는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안상정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자신이 제안한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는 게 취지다. 앞서 박 상무 측은 자신을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배당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금호석화 측에 보냈다. 박 상무는 이날 웹사이트를 열고 자사주 소각과 계열사 상장 및 부실자산 매각 등의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공개했다.

박 상무의 가처분신청과 관련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내부적으론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지더라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박 상무의 제안을 주총 안건에 상정할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주총 안건 상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검토를 거쳐 다음주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