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자택에서 수천만원의 현금과 고가의 그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최 전 회장은 최근 그림을 매각해 35억원을 확보했음에도 지난해 주민세 6170원조차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3일 오전 7시50분 최 전 회장의 양재동 자택에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가택 수색을 벌였다. 시는 가택 수색을 통해 별도의 금고 속에 넣어둔 1700만원을 포함해 현금 2687만원과 고가 미술품 등 20점을 발견하고 압류 조치했다.

특히 최 전 회장 가족이 부인 이형자 씨 명의로 2020년 4월 고가의 그림을 35억원에 매각한 사실을 파악하고 매각 대금 사용처를 추궁해 계좌를 찾아냈다. 이씨는 “그림 매각대금 35억원은 손자·손녀 6명의 학자금”이라고 말했다고 시는 전했다.

최 전 회장을 비롯해 두 아들은 한 종교재단 명의의 고급 빌라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단이 리스한 고급차 3대를 사용하고 주택 내 도우미를 둔 사실도 수색에서 드러났다. 시는 해당 재단에 대해 ‘공익법인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 법인 설립 취소 및 고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최 전 회장은 주민세 6170원을 비롯해 지방세 38억9000만원을 내지 않았다. 국세를 포함하면 총 1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장기간 체납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