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시장 선도해온 넷마블…글로벌 메이저 기업 도약
2000년 3월 설립된 넷마블은 혁신적인 시도로 국내 게임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유통 사업 모델을 새로 개발하고, 문화상품권 결제 방식을 도입해 이용자의 결제수단을 대폭 확대했다. 게임 점수로 학교별 순위를 매기는 ‘학교대항전’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게임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한국 모바일 게임업계 선도

모바일 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2년부터다. 넷마블은 당시 주류였던 PC 온라인 게임 대신 모바일 게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레이븐’, ‘마블 퓨처파이트’,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세븐나이츠2’ 등 다수의 작품을 흥행시키며 국내 모바일 게임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넷마블은 ‘모두의마블’에서 세계 최초로 실시간 4인 네트워크 대전 시스템을 도입했다. ‘몬스터길들이기’에서는 자동전투 시스템의 대중화를 견인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등 게임업계 판도를 흔드는 ‘게임체인저’로서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 1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넷마블은 게임업계 단일 기업으로 2조원 매출을 2017년 처음 넘어섰다. 이후 작년에는 매출 2조4848억원을 달성해 4년 연속 2조원대 매출이라는 안정 성장세를 일궈냈다.

넷마블은 국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2016년 제2회 NTP(넷마블 전략간담회·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넷마블은 많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길을 개척해나갈 것”이라며 “넷마블이 먼저 길을 내 다른 한국 게임기업들이 우리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넷마블이 글로벌 파이어니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마블이 글로벌 시장 개척자로서 한국 게임업계를 선도해가겠다는 뜻이었다.

글로벌 시장 공략해 해외 매출 비중 확대

넷마블은 북미, 일본 등 권역별 글로벌 시장을 주로 공략했다. 잇따른 실패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해당 시장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은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외 게임 기업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에서 ‘세븐나이츠’는 국내 게임으로는 최초로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3위까지 올랐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일본 출시 1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1위를 달성했다.

모바일 게임보다 콘솔 게임 이용자가 많은 북미 시장에서도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17년 출시 당시 20위 내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3월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는 국내 모바일 게임 최초로 북미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까지 올랐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앱스토어에서는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넷마블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북미, 일본, 대만 등 주요 국가에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현지 게임업체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사업 교두보를 마련해왔다. 북미 지역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강자로 불리는 잼시티와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등을 인수했다. 미국 인디게임 개발사 쿵푸 팩토리 등 경쟁력 있는 현지 개발사도 인수했다. 디즈니, 텐센트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체와 협업도 강화했다.

넷마블은 국내 게임사 중 글로벌 사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2017년 3분기부터 매년 70% 정도의 매출을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작년에는 전체 매출 중 72%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북미 33%, 유럽 12%, 동남아시아 10%, 일본 8% 등이다. 글로벌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게임 유통업체의 매출 순위에서 넷마블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 유일했다.

넷마블은 올해도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통해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4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북미 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유명 게임 IP ‘니노쿠니’를 모바일 게임으로 해석한 ‘제2의 나라’, 마블 IP를 활용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자사의 인기 IP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대형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신사옥 ‘G타워’ 시대 개막

넷마블은 기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사람과 함께 노는 지능적인 인공지능(AI)’이라는 개발 목표를 세워 2014년부터 다양한 관련 기술을 연구해왔다. 이용자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게임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지능형 AI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2018년에는 AI 기술의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 연구 조직인 AI센터도 설립했다.

넷마블은 AI와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새로 확보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연 매출 대비 약 20% 이상을 연구 비용으로 투자했다. 2월에는 전 임직원 연봉을 800만원 인상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신입 공채 초임(개발 직군 5000만원, 비개발 직군 4500만원)도 상향 조정했다.

넷마블은 게임사업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웅진코웨이를 2019년 인수했다. 게임 사업에서 확보한 정보기술(IT)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구독경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넷마블은 게임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건강한 게임문화를 알리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2018년에는 넷마블문화재단도 설립했다. 올해에는 35번째 게임문화체험관을 건립한다. 게임콘서트, 게임아카데미 등의 활동도 이어간다. 신사옥에 게임산업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게임박물관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3월 새 보금자리인 서울 구로 신사옥 ‘G타워’에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G타워는 지하 5층~지상 41층, 전체면적 18만㎡ 규모다. 넷마블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코웨이를 비롯해 다양한 IT, 디지털 콘텐츠 기업이 입주했다. 캐릭터공원, 게임박물관, 컨벤션센터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부지의 70%를 공원화해 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쉼터를 제공한다. 방 의장은 1월 신년사를 통해 “올해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다시 경쟁력을 강화해 넷마블이 재도약하는 굳건한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