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다면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 권고"
미 일부 가톨릭교구 "낙태와 연관된 J&J백신 도덕적 위태"
미국 세인트루이스와 뉴올리언스 교구의 대주교가 미국 보건당국의 사용승인을 받은 존슨앤드존슨(J&J)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도덕적으로 위태하다는 성명을 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들 교구는 J&J 백신이 낙태한 태아에서 유도한 세포주를 사용해 생산됐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세인트루이스 교구는 "가톨릭 신자는 가능한 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찾기 노력하고 J&J 백신을 피하기를 권한다"라며 "J&J 백신은 도덕적으로 위태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J&J 백신을 대체할 다른 백신이 없다면 양심에 따라 J&J 백신을 맞아도 좋다"라고 덧붙였다.

뉴올리언스 교구도 "백신을 맞는 것은 개인의 양심에 따른 판단"이라며 "J&J 백신을 맞지 말라고까지는 권할 수 않겠지만 가능하다면 모더나나 화이자의 백신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2일 발표된 전미 가톨릭주교 회의의 성명에서도 낙태 문제를 들어 백신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모더나나 화이자의 백신이 더 낫다고 권고했다.

앞서 이들은 1월에 낸 성명에서 모더나와 화이자가 백신을 시험하기 위해 낙태와 연관된 세포주를 사용했다면서도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는 이 세포주를 쓰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코로나19 감염이 건강상 심각한 위험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이 없다면 낙태한 태아에서 유도된 세포주를 사용한 백신을 맞아도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J&J는 2일 가톨릭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지는 않았으나 "우리가 생산하는 백신에 태아의 조직이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AP통신은 "J&J의 백신은 에볼라 백신처럼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해 개발됐다"라며 "아데노바이러스를 무한증식세포주로 배양한 뒤 이를 추출해 정제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수십년 전에는 태아의 조직을 이용해 만든 여러 종류의 세포주가 의약품 제조에 널리 사용됐지만 현재는 복제된 세포주가 쓰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교황청 내 신앙 감시 기구인 신앙교리회(Congregation for the Doctrine of the Faith)는 "연구와 생산 과정에서 낙태된 태아의 세포주가 사용된 코로나19 백신을 받아들이는 것은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라고 결론내렸다.

이어 "전염병을 막거나 예방할 다른 수단들이 없으면 공익을 위해 백신 접종이 권고될 수 있다.

특히 가장 연약하고 가장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앙교리회는 사람들이 양심상의 이유로 접종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