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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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을 베푸는 점주가 운영하는 가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가게를 찾는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7호'의 홍대점주 박재휘 사장(31)이 임시 영업 중단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를 도운 미담이 퍼지며 소비자들이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주자"고 연이어 주문에 나선 결과, 밀려드는 주문에 음식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철인7호 홍대점이 돈쭐난 사연은 이렇다. 박 사장은 앞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가 가게 앞을 서성거리자 공짜로 치킨을 대접했다. 이후에도 형제가 찾아올 때마다 치킨을 대접하거나, 미용실에 데려가 머리를 잘라주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 형제는 점주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본사에 편지를 보냈고, 본사 김현석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편지 내용을 공유하며 널리 알려진 것이다.
'철인7호' 홍대점주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형제가 쓴 편지.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철인7호' 홍대점주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형제가 쓴 편지.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미담이 온라인상에서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선행을 베푼 철인7호 홍대점에 '돈쭐' 내주겠다며 주문을 넣었다. 소비자 중에는 "먼 데서 결제했는데 치킨은 안 받아도 된다", "나중에 형제가 다시 방문했을 때 치킨을 전해달라. 우선 결제만 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선행에 동참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같은 소비 행태에 대해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미닝아웃'(meaning·의미+coming out·드러내기)하며 기쁨을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닝아웃은 소비를 통해 자기 취향과 신념을 알리며 사회적 의미를 환기하는 것을 뜻한다"며 "주 소비계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1980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특히 정의감에 불타는 세대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MZ세대는 공정·정의라는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애쓴다"며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무기인 인터넷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고 덧붙였다.
미닝아웃을 반영하는 또 다른 현상으로는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치소비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미닝아웃을 반영하는 또 다른 현상으로는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치소비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미닝아웃을 반영하는 또 다른 현상으로는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치소비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3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사장님 힘내세요', '#가치소비캠페인'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약 4000개의 게시물이 뜬다.

이 캠페인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지출한 영수증을 인증하며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이다. 영수증에는 "추운 날씨에도 배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작은 소비가 힘이 되면 좋겠다", "줄어든 매출에도 친절히 대해주셔서 감사하다" 등 자영업자를 격려하는 메시지도 적혀있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너무 과열될 경우 부작용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온라인을 통해 선행을 널리 알리고 많은 사람이 선행에 동참하게 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주문이 몰리며 한 가게가 결국 영업을 중단하게 되는 것은 좋은 결말이라 하기 어렵다"며 철인7호 홍대점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선행에 감동을 받았다면 각 소비자가 본인 주변에서 선행을 베풀 곳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더욱 업그레이드된 미닝아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