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땅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밭에 묘목들이 심어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LH 직원 땅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밭에 묘목들이 심어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10여명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에 100억원대 토지를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현직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딸도 해당 지역에 땅을 산 사실이 밝혀졌다.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의회 도시환경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모 시의원의 20대 딸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서기로 결정된 경기 시흥시 과림동 땅을 사고 2층짜리 건물을 올렸다.

해당 부지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개발이 시작되면 보상금을 더 받으려고 '알박기'해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매자료 등을 보면 이 의원의 딸은 지난 2018년 9월 6일 임야로 돼 있던 땅을 1억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6개월 뒤 이 땅 위에 30여㎡짜리 2층 건물을 지었다. 그 과정에서 1억3000만원 정도의 빚을 낸 정황도 포착됐다.

토지를 사들여 건물을 짓자, 당초 '임야'였던 용도는 '건물'과 '도로'로 분할됐다. 단순히 '임야' 용도의 땅일 때보다 부동산 가치가 더 올라간 것이다.

광명 시흥 지역이 지난달 3기 신도시로 선정되면서 이 의원의 딸은 상가 분양권을 받을 자격이 생겼다.

이 의원 측은 해당 부지를 자신이 아는 부동산을 통해 소개받아 딸에게 매입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토지 매입을 위해 딸에게 500만 원을 빌려줬을 뿐, 나머지 금액은 딸이 스스로 모은 돈과 대출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 측은 또 "미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노후대책으로 직접 살기 위해 지은 건물"이라고 해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