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투쟁위원회 "제2영흥대교 섬 주민들에게 큰 혜택 아냐"
인천 폐기물매립지 후보지 확정에 영흥도 주민들 "계속 투쟁"
2025년부터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인천 자체 신규 폐기물 매립시설의 최종 후보지가 4일 영흥도로 확정되자 그동안 반발해 온 섬 주민들은 계속해서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승진(57) 영흥도 쓰레기 매립지 반대 투쟁위원회 상임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천시가 매립시설을 짓는 대가로 주겠다는 혜택이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제2영흥대교를 건설하려면 경기도 안산시 등의 행정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언제 준공하겠다는 말도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025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일대에 24만㎡ 규모의 신규 폐기물 매립시설 '인천에코랜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그동안 매립지 조성에 반대한 영흥도 주민들의 여론을 고려해 제2영흥대교 건설 등을 이날 약속했다.

안산 대부도 구봉도와 영흥도 십리포를 잇는 제2영흥대교는 길이 6km가량의 2차선 교량으로 사업비는 2천4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제2영흥대교가 개통하면 인천 내륙에서 영흥도까지 차로 가는 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섬 주민들은 큰 혜택이 아니라며 반발했다.

임 상임대표는 "제2영흥대교가 섬 주민들 전용 도로가 아니지 않느냐"며 "섬으로 들어오는 관광객만 늘고 주민들이 육지를 오가는 시간은 크게 줄지 않아 혜택으로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관광객 중에는 캠핑족이 많아 음식을 집에서 가지고 들어온다"며 "관광객 증가로 지역 상권이 크게 살아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대 투쟁위원회는 인천시가 매립시설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용역 결과를 모두 공개하지 않고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며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임 상임대표는 "용역 결과에 담긴 후보지 5곳을 모두 밝히지 않고 영흥도만 찍어서 최종 후보지로 발표했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존 수도권매립지를 당분간 계속 쓸 수 있는데도 인천시만 왜 별도의 매립시설을 영흥도에 만들려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매립지 건설 반대 투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인천 자체 폐기물 매립지 사업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비하기 위해 추진됐다.

인천시는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가 1992년 개장 이후 30년 가까이 서울·경기 쓰레기를 함께 처리한 탓에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지역 개발사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매립지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