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연내 서울시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매 시점과 맞교환 부지 등이 확정되지 않아 실제 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이르면 다음주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 합의식을 열고 조정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합의식은 오는 11일이나 12일이 유력하다. 조정서에는 서울시가 예산을 들여 직접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는 대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우선 사들이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LH가 송현동 부지를 사들인 뒤 대한항공 측에 부지 대금을 선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어 서울시는 시 소유의 다른 부지를 송현동 땅과 교환해 LH로부터 넘겨받는다.

다만 이번 조정에서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계약 매매 시점과 가격 등을 특정하지 않기로 했다. LH와의 맞교환 부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선언적’ 의미의 합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권익위 중재로 송현동 부지 매매 시점을 오는 4월 30일로 명시하고 조정서에 서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돌연 입장을 바꿔 계약 시점을 특정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면서 합의식은 개최 직전 무산됐다.

서울시는 당초 서부면허시험장 부지를 1순위 맞교환 부지로 제시했지만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송현동 부지 매각 가격도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부지 보상비로 제시한 가격은 시세를 훨씬 밑도는 4670억원이어서 추가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원만한 협상 타결을 위해 권익위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