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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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우리는 인내할 것이다"고만 언급하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서다. 테슬라 등 기술주가 급락했고 반도체 관련주도 하락 마감했다. 반면 국제 유가 상승에 정유주는 강세를 보였다.

다시 치솟은 국채 금리에 3대 지수 부진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5.95포인트(1.11%) 하락한 30,924.14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같은 기간 51.25포인트(1.34%) 내린 3,768.47에,나스닥 지수는 274.28포인트(2.11%) 내린 12,723.47에 장을 마쳤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12% 상승한 28.57을 기록했다.

시장은 미 국채 금리 동향과 파월 의장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 저널 주최 ‘잡 서밋’ 행사에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지만 일시적이다. 우리는 인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가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또 최근 1.6%대까지 치솟았던 국채 금리에 대해 "눈길을 사로잡는다"라며 "자산매입은 우리의 목표가 상당히 진전할 때까지 현 수준에서 계속될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시장이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사는 것), 은행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 금리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되는 정책 도입 힌트를 주지 않았다.

파월의 발언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5%대 중반으로 급등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발언과 금리에 대한 언급 이후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지수는 급락했다"며 "다만 장 마감을 앞두고 추가 부양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파월 발언 실망에 급락…테슬라 등 기술株 '뚝'[간밤 해외시황]

다시 치솟은 국채금리…전기차 업종 급락

전기차 업종이 급락했다. 테슬라는 전날보다 주당 31.76달러(4.86%) 하락한 621.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하락한다.

배론 캐피털 창립자 론 배론이 테슬라의 지분을 처분했다는 소식도 테슬라 주가를 눌렀다. 론 배론은 테슬라 주가가 투자자산군(포트폴리오)에서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해 회사가 보유 주식 180만주를 매각했다고 했다. 다만 그가 보유한 110만주는 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니오 샤오펭 등 다른 전기차 업체 주가도 각각 5.42%, 2.23% 떨어졌다. 퀀텀스케이프(-4.46%) 앨버말(-3.73%) 글로벌 리튬 배터리 상장지수펀드(ETF)(-6.8%) 등 배터리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도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전날보다 주당 4.78달러(5.36%) 떨어진 84.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로드컴(-4.2%) 엔비디아(-3.39%) 등도 하락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84% 떨어졌다.

반면 정유주는 급등했다. 엑슨모빌은 전날보다 주당 2.19달러(3.87%) 뛴 58.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노코필립스(3.65%) 셰브론(0.88%) 등도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이날 장관급 회동에서 4월 산유량을 거의 동결키로 했다. 나머지 산유국은 4월 산유량을 3월 수준으로 유지한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만 4월 산유량을 각각 하루에 13만배럴, 2만배럴 확대할 예정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