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관광대국' 이탈리아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초 재화를 살 수 없는 '절대빈곤' 인구 비중이 1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지난해 기준 이탈리아 전체 인구 6000만명 중 9.4%인 560만명이 절대빈곤 인구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절대빈곤이란 식수, 음식, 의류 등 생존에 필수적인 기초적 재화 혹은 서비스를 살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지난해의 절대빈곤 인구비중은 2005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2019년(7.7%)보다 100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구 기준으로는 1년 만에 33만5000여 가구가 절대빈곤층 처지가 돼 총 200만 가구를 넘어섰다. 가구 기준 절대빈곤율은 6.4%에서 7.7%로 급격히 뛰었다.

2015∼2018년 4년간 상승세를 나타내던 이탈리아의 절대빈곤율은 2019년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급격히 뛰었다. 단순 절대빈곤율 수치 기준으로만 풀이하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이탈리아에 미친 경제적 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사태 당시를 웃돈 셈이다. 2008년 절대빈곤율은 개인 기준 4% 미만, 가구 기준으로는 약 3%를 기록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