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약세)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최근 금리 상승에 실망스러운 발언을 내놨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미 국채금리가 상승,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5일 오전 9시29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원 오른 1131.9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7.6원의 상승폭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온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마지막거래일인 26일 하루에만 15.7원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3일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파월 의장 발언이 환율에 영향을 줬다. 파월 의장은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 주최 '잡 서밋' 행사에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지만 일시적이다. 우리는 인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가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또 최근 1.6%대까지 치솟았던 국채 금리에 대해 "눈길을 사로잡는다"라며 "자산매입은 우리의 목표가 상당히 진전할 때까지 현 수준에서 계속될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월은 시장이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사는 것), 은행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 금리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정책 도입 힌트를 주지 않았다.

국제유가가 오른 점도 금리를 밀어올렸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4.16% 급등한 63.83달러에 마감했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이날 장관급 회동에서 4월 산유량을 거의 동결해서다. 나머지 산유국은 4월 산유량을 3월 수준으로 유지한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만 4월 산유량을 각각 하루에 13만배럴, 2만배럴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연 1.574%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576%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날 1.566%에 비해 고점을 더 높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에 실망을 준 파월 의장의 연설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금리를 밀어올렸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