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대전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스1
지난달 24일 대전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스1
법무부가 검찰에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을 전담하는 검사를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논란을 빚은 만큼, 부동산 투기 관련 사건을 엄정하게 다루겠다는 취지다.

5일 법무부는 박범계 장관이 대검찰청에 "지청을 포함한 각 검찰청마다 부동산 투기사범전담 검사를 지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부동산 투기 사건과 관련해 엄정한 수사와 공소 유지도 강조했다. 그는 "경찰의 영장신청 시 신속하게 검토하고, 송치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또 "죄질에 상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는 등 부동산 투기세력들의 각종 불법행위 및 관련자들의 부패범죄에 적극 대처하라"고 말했다.

이같은 법무부의 대응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신도시 투기 의혹이 일부 직원들의 개인적 일탈인지, 뿌리깊은 부패 구조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규명해서 발본색원하라"고 직접 지시를 내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광명·시흥에 100억원대의 토지를 미리 매입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국토부가 LH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총 13명의 LH 현직 직원들이 땅을 산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광명·시흥은 수년 전부터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 투기 의혹에 연루된 직원들은 대부분 지난해 초까지 광명과 시흥 일대 부지를 사들였다. 함께 LH 직원으로 근무하는 부부들이 동반으로 땅을 사들인 경우도 여러 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패범죄"라며 "전 부처가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