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까지 3박 4일 일정…이라크 시아파 지도자와 첫 만남도
교황, 사상 첫 이라크 방문길…평화·화합 메시지 전할듯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사적인 이라크 방문길에 올랐다.

교황은 5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전용기인 알리탈리아 A330기에 탑승해 이라크로 출발했다.

교황청 수행단 20여 명과 기자단 70여 명이 동행했다.

가톨릭 2천 년 역사상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라크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가 모두 선조로 삼는 아브라함의 태생지가 있는 곳이다.

2019년 11월 일본·태국 순방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해외 사목 방문을 재개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교황은 떠나기에 앞서 관저인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이라크 난민들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고 교황청 기관 매체인 바티칸 뉴스는 전했다.
교황, 사상 첫 이라크 방문길…평화·화합 메시지 전할듯
교황은 8일까지 3박 4일간 수도 바그다드와 나자프, 우르, 아르빌, 모술, 바크디다 등을 방문해 현지 기독교 사회 지도자와 교인들을 만난다.

나자프에서는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와의 사상 첫 만남도 예정돼 있다.

교황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오랜 탄압과 박해로 고통받아온 이라크 기독교인들에 연대감을 표시하고 즉위 이래 지속해서 추진해온 종교 간 화합을 다지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라크 기독교 사회는 2003년 100만∼140만 명 규모였으나 전쟁과 내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 국가'(IS)의 공격으로 지금은 30만∼40만 명 선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이라크 현지의 코로나19 확산과 치안 불안 등으로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교황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며 방문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여러 차례 이라크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앞서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가 이라크 방문을 추진하다 안전 문제로 뜻을 접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