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부산 형제복지원 원장 고 박인근씨의 불법 감금 혐의 등 사건 비상상고심 선고공판을 오는 11일 열 예정이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설립됐지만 실상은 수용시설처럼 운영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불법 감금은 물론 강제노역과 구타, 성폭행까지 당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알려진 것만으로 형제복지원 관련 사망자는 513명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암매장돼 아직까지 찾지 못한 시신까지 합하면 사망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복지원 원장 박씨는 불법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1989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대법원이 박씨의 행위가 당시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된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9년이 지난 2018년, 당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박씨 사건을 비상상고했다.
비상상고란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됐을 때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재심리를 제기하는 비상구제절차다. 다만 비상상고심에서 과거 판결에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이 난다고 해도 이미 확정된 박씨의 무죄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대법원이 과거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면 이를 근거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10월 열린 첫 변론에서 검찰은 "피해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 기한 없이 강제수용하게 한 것은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며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는 합법·합헌에 따른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