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중 6곳은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한명도 뽑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을 하더라도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는 응답 기업은 76.4%로, 전년 동기 대비 9.7%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백신보급으로 서서히 풀리고 있지만 청년고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등 '좋은 일자리'만 고집하기보다 중소·중견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후 이직을 하는 '우회전략'도 수시채용 시대에는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기업 절반 "작년과 채용규모 비슷"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 응답 기업(110개) 63.6%는 올해 상반기 중 한 명도 채용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이 아예 없는 기업과 채용 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각각 17.3%, 46.3%였다. 지난해 3월 조사에서는 각각 8.8%, 32.5%였던 것을 고려하면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악화한 것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 비중은 절반(50.0%)에 불과했다.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30.0%, 줄이겠다는 기업은 20.0%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불투명'이었다. 응답기업의 절만(51.1%)이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부진'을 이유로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고용 경직성'(12.8%), '필요직무 적합 인재 확보 곤란'(10.6%),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8.5%) 등도 뒤를 이었다.

다만,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미래 인재 확보 차원'(75.0%), 'ESG(환경·사회·지배구조)·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 또는 새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8.3%) 등을 이유로 들었다.

76% "신입도 수시채용으로 뽑겠다"

신규채용도 수시채용이 큰 흐름이었다.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는 응답 기업은 76.4%로, 전년 동기 대비 9.7%포인트 증가했다. 수시채용으로만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기업도 38.2%에 달했다. 공개채용만 하겠다는 기업은 23.6%에 그쳤다.

최근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을 묻는 말에는 가장 많은 29.1%가 '수시채용 비중 증가'(29.1%)를 꼽았다. '경력직 채용 강화'(20.3%), '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19.1%)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13.9%)라는 답도 나왔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기업규제 완화'(35.2%)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4.0%), '신산업 성장 동력 육성 지원'(21.1%),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0.3%) 등의 순이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