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으로만 보험설계사를 채용하는 토스인슈어런스의 ‘1년 이상 보험유지율’이 92%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평균은 83%에 불과하다. 보험에 가입한 뒤 1년 안에 해약하는 사람이 100명 가운데 17명꼴이란 얘기다.

토스인슈어런스는 모바일금융 플랫폼 토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지난해부터 보험상품 판매 수당을 주지 않고 월급만 지급하는 ‘실험’을 해 왔다. 실적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고용 방식 덕분에 보험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기가 보다 유리했다는 게 토스인슈어런스의 분석이다.
보험유지율 92%…토스의 '정규직 실험' 안착

채용 6개월 뒤에 정규직 전환

보험유지율 92%…토스의 '정규직 실험' 안착
조병익 토스인슈어런스 대표(사진)는 7일 “토스가 판매한 보험 상품의 13회차(13개월째) 보험유지율은 92%로 업계 평균인 83%를 크게 웃돈다”며 “지난해부터 보험분석매니저(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지난해부터 모든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바꿨다. 토스인슈어런스도 2018년 설립 당시에는 다른 GA처럼 위촉직 보험설계사를 고용했다. 대부분의 위촉직 보험설계사는 1년치 보험료에 상당하는 돈을 보험계약 체결 이후 3년 안에 판매수수료로 가져간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의 수수료 체계가 금융소비자에게 꼭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비싼 보험 상품을 권유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토스의 설계사들은 초봉이 4000만원이며, 판매 수당 없이 회사가 정한 목표 달성률에 따라 반기마다 고정급의 5~100%를 인센티브를 받는다. 조 대표는 “회사를 세운 지 1년 만에 보험 가입자들의 불만이 급속도로 늘어났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 끝에 판매수수료 대신 고정급을 주는 ‘정규직 실험’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현재 130명의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존 보험설계사 30명을 위촉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두 차례에 걸쳐 50명씩을 더 뽑았다. 토스인슈어런스에 고용된 보험설계사들은 두 달간 하루 8시간씩 교육을 받고 넉 달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앞으로 분기당 30명씩을 더 채용해 연말까지 200명의 보험설계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를 추천한다는 고객 많아져”

조 대표는 “정규직 보험설계사를 채용한 이후 보험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좋아졌다는 점이 다양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순고객추천지수(NPS)도 그 가운데 하나다. 다른 사람에게 토스인슈어런스를 소개하겠다는 NPS가 92점으로 보험업계 평균(80점 초반대)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 계약 건수도 2019년 말 대비 다섯 배 이상 늘었다. 조 대표는 “보험시장의 판도를 판매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바꾸는 게 목표”라며 “연간 2조원 수준인 비대면 보험판매 시장을 장악해 보겠다”고 했다.

조 대표가 토스인슈어런스의 선전을 기대하는 배경에는 18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모회사 토스의 정보와 정규직 보험설계사의 시너지가 자리 잡고 있다.

토스인슈어런스 관계자는 “토스의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추천 시스템으로 나이와 성별, 보험 필요성을 입력하면 최적의 상품 3개가 자동으로 추출된다”며 “보장 분야와 보험료까지 감안해주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