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위키드’(사진)가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연일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엔 명실상부한 두 뮤지컬 스타 옥주현과 정선아가 있다. 2014년 한국어 초연 무대에 올랐던 두 배우는 7년 만에 재회했다. 뛰어난 연기와 호흡으로 호평받고 있는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올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위키드’ 공연이 열리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을 안고 관객을 만나고 있으며 매 순간 감동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옥주현은 초록 피부에 마법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 서쪽 마녀 엘파바 역을, 정선아는 우아하면서도 발랄한 금발 마녀 글린다 역을 맡았다. 이들은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은 물론 ‘차이’를 넘어선 우정을 선보인다.

두 배우는 오랜만에 ‘위키드’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데 대해 반가움을 표시했다. 옥주현은 “사랑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 ‘정선아 글린다’ 보유국이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또다시 함께 ‘위키드’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정선아도 “서로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연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초연 땐 막연하게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시간이 흘러 경험이 더 쌓인 뒤에 이 작품을 다시 보고 인생에 대한 질문이 겹겹이 쌓여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옥주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관객들이 치열하게 티켓팅을 하고 공연까지 보러 와줘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무대 같아요.”(정선아)

‘위키드’는 뮤지컬 중에서도 배우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꼽힌다. 단 한 번의 암전 없이 54회에 걸쳐 장면이 전환된다. 의상만 350여 벌에 달한다. 마녀들인 만큼 리프트에 의존해 무대 위에 떠 있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정선아는 “1막만 끝나도 배가 고프고 체력이 확 떨어지는 작품”이라며 웃었다. 옥주현은 “쉬는 시간이 없이 무거운 옷을 입은 채 매달려 노래해야 하는 데다 대사량까지 많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배우들이 무대를 꽉 채울수록 관객에게 더 깊이있는 메시지와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힘든 시기에 어렵게 발걸음 해준 관객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