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이정희 사장도 퇴진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이달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된 이 회장을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장은 2003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대표 타이틀을 놓지 않았다. 2016년 일동제약이 지주사 체제로 바뀐 뒤에는 일동홀딩스 대표를 맡았다.
그는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1967년 말단 연구원으로 일동제약에 입사했다. 일동 명함을 들고 다닌 햇수만 54년이다. 입사 초기에 유산균 제품 ‘비오비타’의 품질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연구원 출신으로는 드물게 건설본부장을 맡아 경기 안성공장과 서울 양재동 본사 건립을 책임졌다. 이후 생산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2003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이 회장은 대표로 취임한 뒤 인화와 인재 경영에 힘을 쏟았다”며 “지주회사 체제를 안착시키는 데도 이 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에서 이 회장의 역할이나 위상은 단순한 ‘월급쟁이 대표’ 이상이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네 살 위 ‘오너’인 윤원영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지분율 1.2%)과 일동홀딩스(0.8%) 지분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후임 대표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제약·바이오업체 대표들은 올 주총에서 대다수 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임기가 끝나는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과 김영주 종근당 대표, 한성권 JW홀딩스 대표 등은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다만 유한양행은 대표가 바뀐다. 조욱제 부사장이 이정희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6년 임기를 마친 이 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