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이틀간 16% 폭락…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무슨 일이 [원자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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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신기술로 배터리 원료용 니켈 공급 늘린다"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中 기업만 찾을 수도
"올 10월까지는 니켈 시장 불확실성 클 것"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中 기업만 찾을 수도
"올 10월까지는 니켈 시장 불확실성 클 것"
전기차 배터리와 스테인리스강 필수 원료인 니켈의 가격이 지난 4~5일 이틀간 16% 급락했다. 약 10년내 가장 심한 하락폭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에 투자 수요가 확 몰린 와중에 한 대형 니켈생산업체가 배터리용 니켈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신기술을 쓰겠다고 나선 영향이다.
최근 니켈 가격은 전기차 시장 수요가 끌어올렸다. 세계 니켈 원광 매장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쓸 수 있는 니켈 원광 종류가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산 니켈은 상대적으로 저급 취급을 받는 라테라이트 니켈이다. 원광 순도가 낮아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스테인리스와 니켈선철(NPI)에 쓰인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에 원자재로 쓰이는 니켈은 황화광 니켈로, 대부분이 러시아와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만 매장돼 있다.
칭산철강은 주요 생산기지를 인도네시아에 두고 있다. 라테라이트 니켈을 니켈매트로 가공해 배터리용 원자재로 납품하겠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칭산철강은 앞서도 NPI를 스테인리스 생산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업계 선두에 나섰다”며 “이같은 전례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되풀이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니켈매트를 ‘배터리급 니켈’로 만드는게 화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껏 많은 기업들이 시도했는데도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며 “니켈매트에 추가 공정을 거쳐 배터리용 니켈을 생산하는게 수익성이 충분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NPI, 니켈매트, 황화광 니켈 등의 가격 추이에 따라 수익성이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칭산철강의 신기술이 현실화되더라도 전세계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 특성상 테슬라 등 주요 기업이 니켈매트를 배터리 원료로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칭산철강은 건식제련 방식으로 니켈을 가공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건식제련 방식은 기존 습식제련방식보다 탄소배출량이 2~4배가량 높다”며 “세계적 저탄소 기조를 타고 성장세인 주요 전기차 기업들이 니켈매트를 이용한 배터리를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이유로 니켈매트 배터리 수요는 중국 기업에만 그칠 수 있다”고 봤다.
앤디 홈 로이터통신 금속부문 선임 칼럼니스트는 “지난주 니켈 가격 폭락이 심각한 수준으로 일어난 것은 니켈 가격이 투자 심리에 매우 민감하게 좌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급증세인 만큼 여러 기업이 배터리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 중”이라며 “신기술이 개발되면 현재 배터리 원자재 관련 투자전망은 아예 옛말이 될 수 있다”고 썼다.
실리아 왕 마이스틸 애널리스트는 “칭산철강이 납품 시작 시점으로 약속한 오는 10월까지는 니켈 시장의 ‘눈치보기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때까지는 니켈 가격이 올라도 상승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왕 애널리스트는 “신기술이 으레 그렇듯 실행까지는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시장은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니켈값, 고공행진하다 급히 폭락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니켈 3월물 선물은 지난 5일 t당 1만6379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엔 장중 t당 2만110달러까지 값이 치솟아 7년만에 고점을 찍었지만 한 주만에 값이 18% 이상 빠졌다. 지난 4일 가격 하락폭은 약 8.5%에 달해 약 4년3개월만에 일일 최대하락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중국 칭산철강이 화요우코발트, CNGR어드밴스드머티리얼 등 중국 배터리 소재기업 두 곳에 니켈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니켈 매도세가 폭증했다”며 “현실화될 경우 배터리용 니켈 부족 현상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칭산철강 “니켈매트를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니켈매트는 니켈을 제련할 때 나오는 중간 생산물이다. 순도가 높지 않아 그간 배터리 원료로는 쓰이지 않았지만, 칭산철강은 이를 ‘배터리급 니켈’로 가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칭산철강은 세계 최대 니켈 생산 업체 중 하나다.최근 니켈 가격은 전기차 시장 수요가 끌어올렸다. 세계 니켈 원광 매장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쓸 수 있는 니켈 원광 종류가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산 니켈은 상대적으로 저급 취급을 받는 라테라이트 니켈이다. 원광 순도가 낮아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스테인리스와 니켈선철(NPI)에 쓰인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에 원자재로 쓰이는 니켈은 황화광 니켈로, 대부분이 러시아와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만 매장돼 있다.
칭산철강은 주요 생산기지를 인도네시아에 두고 있다. 라테라이트 니켈을 니켈매트로 가공해 배터리용 원자재로 납품하겠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칭산철강은 앞서도 NPI를 스테인리스 생산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업계 선두에 나섰다”며 “이같은 전례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되풀이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게임체인저? ‘찻잔 속 폭풍’?
칭산철강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10월까지 배터리용 니켈매트 10만t을 시장에 공급하는게 목표다. 골드만삭스는 작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전기차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40만t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중국 시장 수요 증가분은 7만t으로 전망한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씨티은행은 “칭산철강이 중국 기업의 배터리용 니켈 수요 일부만 공급하기 시작해도 향후 몇년간 니켈 수급 균형이 느슨해질 수 있다”며 “이는 니켈에 대한 장기 투자 전망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반면 골드만삭스는 “니켈매트를 ‘배터리급 니켈’로 만드는게 화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껏 많은 기업들이 시도했는데도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며 “니켈매트에 추가 공정을 거쳐 배터리용 니켈을 생산하는게 수익성이 충분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NPI, 니켈매트, 황화광 니켈 등의 가격 추이에 따라 수익성이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칭산철강의 신기술이 현실화되더라도 전세계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 특성상 테슬라 등 주요 기업이 니켈매트를 배터리 원료로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칭산철강은 건식제련 방식으로 니켈을 가공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건식제련 방식은 기존 습식제련방식보다 탄소배출량이 2~4배가량 높다”며 “세계적 저탄소 기조를 타고 성장세인 주요 전기차 기업들이 니켈매트를 이용한 배터리를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이유로 니켈매트 배터리 수요는 중국 기업에만 그칠 수 있다”고 봤다.
“니켈 가격 10월까진 불안정”
전문가들은 최근 니켈 가격이 투자 수요로 급등한 만큼 한동안 불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앤디 홈 로이터통신 금속부문 선임 칼럼니스트는 “지난주 니켈 가격 폭락이 심각한 수준으로 일어난 것은 니켈 가격이 투자 심리에 매우 민감하게 좌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급증세인 만큼 여러 기업이 배터리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 중”이라며 “신기술이 개발되면 현재 배터리 원자재 관련 투자전망은 아예 옛말이 될 수 있다”고 썼다.
실리아 왕 마이스틸 애널리스트는 “칭산철강이 납품 시작 시점으로 약속한 오는 10월까지는 니켈 시장의 ‘눈치보기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때까지는 니켈 가격이 올라도 상승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왕 애널리스트는 “신기술이 으레 그렇듯 실행까지는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시장은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