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또 떨어지는 등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뉴욕 맨해튼의 최근 거리 모습.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또 떨어지는 등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뉴욕 맨해튼의 최근 거리 모습.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 경제의 핵심 지표인 일자리 수가 지난달 깜짝 증가했다. 미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 일자리가 37만9000개 늘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다우존스 기준 21만 개)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일자리 수는 작년 12월 감소했지만 올 들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앞서 발표했던 1월의 일자리 수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당초 4만9000개만 늘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확정치에서 16만6000개로 수정됐다.

지난달 늘어난 일자리의 94%는 레저 및 접객업(35만5000개 증가) 부문에서 이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던 업종이다. 전국적인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식당과 주점에서만 28만60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다.

2월 실업률은 6.2%로, 전문가들의 전망치 평균(6.3%)은 물론 전달(6.3%)보다 낮았다. 작년 4월의 14.8%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6.2%로 낮아졌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6.2%로 낮아졌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고용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러스에 민감한 부문의 고용 증가폭이 두드러졌다”며 “올 1분기 중 미 경제가 5.5%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 사태 이후 사라졌던 2210만 개의 일자리 중 900만여 개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25~5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여전히 낮은 상태여서 정책 금리 인상에 필요한 완전 고용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무라는 완전 고용 도달 시점을 2023년 3분기로 보고 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이번 일자리 증가의 대부분이 보수가 낮은 서비스 직종에 집중됐다는 게 한계”라며 “날씨가 좋아지더라도 K자형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