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에 충당금 적립, 은행 실적 악영향"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일반은행, 특수은행)의 순이익은 1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6000억원(11.5%)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일반은행에 속하는 시중은행은 순이익이 7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4% 쪼그라들었고 지방은행은 1조원으로 10.8% 줄었다. 다만 인터넷은행은 10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수은행은 3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1% 감소했다.
전체적인 순이익은 줄었지만 이자이익은 늘었다. 지난해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4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1.2%) 늘었다. 은행 수익성과 직결되는 순이자마진(NIM)은 0.15%포인트 하락했지만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9.7% 증가한 영향이다.
비이자이익도 늘었다. 지난해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0억원(11.7%) 증가했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유가증권관련이익이 발생했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환·파생상품관련이익도 증가했다. 다만 신탁관련이익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영향으로 영업이 위축해 3000억원 줄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늘어났다. 지난해 은행들의 판관비는 2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1.9%) 증가했다. 인건비가 늘었지만 물건비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충당금 쌓으면서 대손비용이 큰 폭 늘었다. 지난해 은행들의 대손비용은 7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조3000억원(88.7%) 증가했다.
은행 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4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줄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5.63%로 같은 기간 1.09%포인트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은행들 실적이 부진했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