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美·中 사이에서 한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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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美·中 전략경쟁 속
'누구 편인가' 선택 강요받는 韓
중국은 포기 못할 시장이지만
경제와 안보, 자유와 인권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로 삼아
안전과 번영의 國益을 선택해야
최병일 <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 >
'누구 편인가' 선택 강요받는 韓
중국은 포기 못할 시장이지만
경제와 안보, 자유와 인권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로 삼아
안전과 번영의 國益을 선택해야
최병일 <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 >
![[다산 칼럼] 美·中 사이에서 한국의 선택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7.14558755.1.jpg)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 견제, 화웨이 때리기, 미국 내 중국 유학생 규제 등 기술·인력 분야로 번지며 미·중 전략 경쟁이 가속화돼 한국 사회 전면에 부상한 질문이다.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패배해 백악관 주인이 바뀌었을 때 미·중 관계가 대결에서 협력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기대를 나타내는 측도 있었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버티던 트럼프는 결국 자신의 플로리다 별장으로 사라졌지만, 그의 중국 때리기는 조 바이든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중 경쟁은 단기적으로 동아시아 패권을, 궁극적으론 세계 패권을 다투는, 21세기 세계사의 향방을 결정짓는 대격돌이다. 트럼프 1막이 내리고 바이든 2막이 시작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겨냥한 인도·태평양전략의 지속,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배터리 핵심 공급망 구축 검토 명령 등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미·중 전략 경쟁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디를 선택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은 그래서 계속된다. 방위비 인상 요구, 미국 상품 수입 증대 요구 등 거래적 관계에 치중하던 트럼프 시절보다 가치와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시대에 한국의 운신 폭은 더 좁아 보인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삼던 공급망의 분리(디커플링)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중국 시장에 목매고 있는 기업인들에겐 초미의 관심사다. 그들에게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나홀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한국 제조업의 대표 기업들은 중국 곳곳에 거대한 투자를 해왔다.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배터리도 예외일 수 없다. 이미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서 최대 무역상대국의 안위를 아랑곳하지 않는 중국의 민낯을 확인했음에도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는 식을 줄 모른다. 미·중 전략 경쟁의 가속화는 한국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취약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의 선택은 자명하다. ‘국익’을 택해야 한다. 경제 강국,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을 도모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마땅하다. 2차 세계대전 후 극도의 혼란기에서 출발한 지극히 빈곤했던 신생독립국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올 때 좌표가 됐던 시장경제, 외침으로부터 안전한 국가, 자유와 인권은 앞으로도 타협할 수 없는 원칙과 가치가 돼야 할 것이다. 혼돈의 시대를 통과할 대원칙이 정해진다면 흔들린다 해도 두려울 게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