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11명 중 8명은 백신 접종과 사망 간에 연관성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3명은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이 지난 6일까지 보고된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8건을 분석한 결과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8일 발표했다.

사망자 8명은 모두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기저질환자다. 백신을 맞은 뒤 15~92시간 후 사망했다.

피해조사반은 이들이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조번호가 같거나 같은 기관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중증 이상 반응을 호소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백신이나 접종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사망자들은 심·뇌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 뇌전증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데다 사인으로 뇌출혈, 심부전, 심근경색증, 패혈증, 급성 간염 등이 확인됐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 간 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것으로 잠정 결정을 내렸다”며 “조사 대상자 중 4명은 부검을 진행 중이라 부검 결과를 확인해 추가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을 포함해 국내에서 코로나19 1차 백신을 맞은 사람은 31만6865명으로, 접종률은 41.5%다. 이상반응 의심 사례는 3915건이 신고됐다.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접종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방역당국은 내다봤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감염된 두 명) 이전에 감염된 사례가 한 케이스 더 있다”며 “접종 후 면역 형성 전 코로나19에 노출됐을 때 발병 가능성이 있고 접종 전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유사 사례가 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내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정 본부장은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만 65세 이상에) 충분히 접종할 수 있다는 의견을 줬다”며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7일 하루 346명 늘었다. 경기 광주·김포·여주, 인천, 부산 등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확인돼 변이 감염자가 182명으로 늘었다. 추가된 20명 중 9명은 국내 감염자로,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