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화백은 초기에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집중적으로 그렸다.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헤쳐온 여성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기에 세계 미술계가 그의 작품에 열광했다. 하지만 2015년 서양화에서 전통 방식의 채색화로 전환했다.
채색화가로 변신한 뒤 2018년 개인전에서 내놓은 작품이 ‘자화상’이다. 작가 활동 4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성성한 백발, 얼굴에 가득한 주름을 애써 미화하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한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은 당신답게 살고 있나요?
여성의 얼굴을 직시하고 세상에 알리는 그의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윤 화백이 그린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전 ‘싸우는 여성들, 역사가 되다’가 열리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