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관이 학교서 위탁받아 운동부 운영…학기 중 합숙 막을 근거 없어
학교내 사설 운동클럽은 방역사각지대…당국 현황 파악도 못했다
학교 내 사설 축구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터지면서 학교 방역을 위협하고 있다.

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운동부와 달리 사설 운동팀에 위탁 형태로 운영되는 교내 사설 운동클럽은 현황 파악조차 되지 않은 상태여서 교내 감염의 새로운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 강동구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전날 오후 6시 누적 기준으로 학생 16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교내 축구클럽 선수 27명 가운데 15명, 일반학생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축구클럽 선수 전원과 지도자 4명 등 총 31명은 공동 숙소에서 숙박과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축구클럽은 사설 축구팀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학교는 지난해 여름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던 축구부를 폐지하고 축구클럽 운영을 외부에 맡겼다.

이 학교 외에 최근 다른 학교에서도 축구, 야구 등 구기종목 운동부를 폐지하고 사설 운동클럽에 위탁 운영을 맡긴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때문에 학생 선수들이 수업에 빠지는 문제가 빈번했던 학교 운동부와 달리 교내 사설 운동클럽은 방과 후에만 훈련이 가능해 새로운 학교 체육 모델로 최근 주목받았다.

유명 선수 출신이 차린 운동클럽이 위탁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아 훈련 전문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문제는 이와 같은 교내 사설 운동클럽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각 학교가 운영하는 학교 운동부는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학기 중 상시 합숙 훈련을 하지 않도록 권고받지만, 교내 사설 운동클럽은 학교체육진흥법 대상이 아니어서 숙박을 금지할 근거가 없다.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는 교내 사설 운동클럽을 매개로 코로나19 추가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운동부의 경우 교육부 차원에서 공문을 바로 내려 방역 협조를 구하면 되는데 교내 사설 운동클럽은 현재 현황 파악도 못 했다"며 "방역 관리 필요성이 있어 보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