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손 잡으니 너무 좋아"…1년만에 재개된 요양병원 접촉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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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병원 "공문 못 받아"…문의 많은데 일정 안내 못 해 혼선
요건 까다롭고 대상 제한돼 상당수 시설 비접촉 면회 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으로 제한됐던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접촉 면회가 공식 재개된 9일 일부 병원에서는 작년 3월 이후 중단됐던 접촉 면회가 1년 만에 다시 이뤄졌다.
그러나 다수 병원에는 보건 당국의 공문이 전달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
접촉 면회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한 환자 보호자들의 문의 전화가 요양병원마다 빗발쳤지만, 관련 공문을 받지 못한 시설들은 면회 일정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어머니 직접 만나 좋았다"…검사 후 보호구 착용하고 10분 면회
이날 오전 경기 부천에 있는 요양병원인 가은병원에서는 지난해 11월 입원한 손용창(83)씨가 4개월 여만에 아들 이용범(59)씨와 반갑게 손을 잡았다.
병원 측은 입원환자인 손씨에게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면회를 신청한 아들 이씨에게 접촉 면회를 허용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고 각종 보호구를 착용한 뒤 어머니를 10분간 면회했다.
면회는 다른 환자가 없는 독립된 공간에서 진행됐다.
어머니 손씨는 비록 장갑을 낀 손이지만 면회시간 내내 아들의 손을 놓지 않았으며 "아들 손을 잡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면회를 마친 뒤 "어머니의 모습을 직접 뵐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병원 측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은병원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따로 공문 받지는 못했지만, 인터넷과 협회를 통해 관련 지침을 숙지하고 접촉 면회를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요건을 충족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접촉 면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 새 지침 일선까지 전달 안 돼…"준비기간 필요"
서울 시내 요양병원·요양시설 중에는 이날 오전까지 당국의 공문을 받지 못해 실제 접촉 면회를 허용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요양시설 관계자는 "정식 공문이 내려온 게 없어 아직 접촉 면회는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의 다른 요양병원·요양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작년 3월 이후 사실상 1년 만에 접촉 면회를 재개한다는 소식에 문의 전화가 많지만, 보건소에서 관련 공문을 받은 게 없어 정확하게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의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즘 백신 접종에 업무가 집중되면서 면회 준비를 하지 못했다"며 "접종이 마무리되면 보호자들의 신청을 받아 면회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금요일인 지난 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로부터 관련 공문을 받아 월요일인 어제(8일) 10개 군·구 보건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과 대전, 광주 등 비수도권의 요양병원들도 접촉 면회와 관련된 새 지침을 받지 못해 이날은 비접촉 면회만 가능한 곳이 많았다.
부산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정부 정책 발표와 실제 현장에 공문이 도달하기까지 시차가 나서 그런 것 같다"면서 "공문이 도달하면 시행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요양병원들 "당분간 비접촉 면회 유지"
정부가 이날부터 접촉 면회를 부분적으로 허용했지만, 적지 않은 요양병원이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해 기존의 비접촉 면회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 지침에 따르면 요양병원·요양시설의 접촉 면회 대상은 임종을 앞둔 환자나 중증환자 등으로 한정되고, 면회객은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확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 양천구의 한 요양센터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추이를 더 지켜본 뒤에 접촉 면회를 시작하겠다"며 "일단 기존에 진행하던 화상통화 방식의 비접촉 면회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요양병원은 정부의 제한적 접촉 면회 허용과 상관없이 비접촉 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요양병원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당 한 팀만 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임종이 다가온 환자의 경우 격리병실에서 방역복 등을 완벽히 착용한 상태로 보호자와 만날 수 있게 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 제한적 면회를 허용하라는 공문을 받지 못했고, 그동안 해 온 면회 방식과 큰 변화는 없다"며 "지난주와 비교해도 면회 요청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민재 오주현 김준호 최찬흥 장아름 차근호 기자)
/연합뉴스
요건 까다롭고 대상 제한돼 상당수 시설 비접촉 면회 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으로 제한됐던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접촉 면회가 공식 재개된 9일 일부 병원에서는 작년 3월 이후 중단됐던 접촉 면회가 1년 만에 다시 이뤄졌다.
그러나 다수 병원에는 보건 당국의 공문이 전달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
접촉 면회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한 환자 보호자들의 문의 전화가 요양병원마다 빗발쳤지만, 관련 공문을 받지 못한 시설들은 면회 일정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어머니 직접 만나 좋았다"…검사 후 보호구 착용하고 10분 면회
이날 오전 경기 부천에 있는 요양병원인 가은병원에서는 지난해 11월 입원한 손용창(83)씨가 4개월 여만에 아들 이용범(59)씨와 반갑게 손을 잡았다.
병원 측은 입원환자인 손씨에게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면회를 신청한 아들 이씨에게 접촉 면회를 허용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고 각종 보호구를 착용한 뒤 어머니를 10분간 면회했다.
면회는 다른 환자가 없는 독립된 공간에서 진행됐다.
어머니 손씨는 비록 장갑을 낀 손이지만 면회시간 내내 아들의 손을 놓지 않았으며 "아들 손을 잡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면회를 마친 뒤 "어머니의 모습을 직접 뵐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병원 측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은병원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따로 공문 받지는 못했지만, 인터넷과 협회를 통해 관련 지침을 숙지하고 접촉 면회를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요건을 충족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접촉 면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 새 지침 일선까지 전달 안 돼…"준비기간 필요"
서울 시내 요양병원·요양시설 중에는 이날 오전까지 당국의 공문을 받지 못해 실제 접촉 면회를 허용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요양시설 관계자는 "정식 공문이 내려온 게 없어 아직 접촉 면회는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의 다른 요양병원·요양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작년 3월 이후 사실상 1년 만에 접촉 면회를 재개한다는 소식에 문의 전화가 많지만, 보건소에서 관련 공문을 받은 게 없어 정확하게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의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즘 백신 접종에 업무가 집중되면서 면회 준비를 하지 못했다"며 "접종이 마무리되면 보호자들의 신청을 받아 면회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금요일인 지난 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로부터 관련 공문을 받아 월요일인 어제(8일) 10개 군·구 보건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과 대전, 광주 등 비수도권의 요양병원들도 접촉 면회와 관련된 새 지침을 받지 못해 이날은 비접촉 면회만 가능한 곳이 많았다.
부산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정부 정책 발표와 실제 현장에 공문이 도달하기까지 시차가 나서 그런 것 같다"면서 "공문이 도달하면 시행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요양병원들 "당분간 비접촉 면회 유지"
정부가 이날부터 접촉 면회를 부분적으로 허용했지만, 적지 않은 요양병원이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해 기존의 비접촉 면회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 지침에 따르면 요양병원·요양시설의 접촉 면회 대상은 임종을 앞둔 환자나 중증환자 등으로 한정되고, 면회객은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확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 양천구의 한 요양센터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추이를 더 지켜본 뒤에 접촉 면회를 시작하겠다"며 "일단 기존에 진행하던 화상통화 방식의 비접촉 면회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요양병원은 정부의 제한적 접촉 면회 허용과 상관없이 비접촉 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요양병원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당 한 팀만 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임종이 다가온 환자의 경우 격리병실에서 방역복 등을 완벽히 착용한 상태로 보호자와 만날 수 있게 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 제한적 면회를 허용하라는 공문을 받지 못했고, 그동안 해 온 면회 방식과 큰 변화는 없다"며 "지난주와 비교해도 면회 요청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민재 오주현 김준호 최찬흥 장아름 차근호 기자)
/연합뉴스